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oke Jun 03. 2020

문장수집가의 책 일기 1

(feat. 버려진 것들에 대한 대한 사과)

최근에 심심해서 몇 가지 해보다가... '문장수집가의 책 일기'라는 콘셉트로 이미지 작업을 시작했다. 특별한 것은 아니고 디자인 템플릿에 책을 읽다고 뽑아놓은 문장들 정리하는 것인데, 그나마 아직 남아 있는 문장들이 있어서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이 아이디어는 조금씩 발전되어 가고 있는데... 오래가지 못하는 나의 특성상... 1년만 채우자고 마음을 먹고 진행 중이다.


한 때는 책을 거의 새 책처럼 읽었는데(표지를 포함해서 종이가 구겨져서도 안되고, 접혀서도 안 되는..) 이제는 그런 거 없다. 그 많은 책들은 버렸으니... 따지고 보면 내가 버린 책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 그런 것도 있는 것 같다. 암튼 쌓이는 대로 5개씩 모아서 공개를 해 볼 생각이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은 아마도 거의 다 읽었을 것이다. 영문으로 읽은 것도 2권이나 된다. 소설들도 괜찮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은 [빅 퀘스천]이다. 중년 남자의 심리와 마음을 잘 표현한다. 여자 주인공인 작품도 많은데, 그쪽은 어떤 수준인지 내가 평가하기는 힘들겠지만, 적어도 남자의 마음은.... 설득력 있다!


노력을 한다는 점과 실망을 시킨다는 결과... 가 현실적이어서 좋아한다. 꿈이 이상, 상상이 풍부한 사람일수록 현실이 냉정하게 느껴질 것 같은데, 그것을 받아들이는 좋은 자세 같아서... 저장해 두었다.  

장르 소설 말고 좋아하는 일본 작가가 오사키 요시오인데, 국내에 번역되어 나오는 작품은 다 읽었다. 그때 아마 3권인가?(파일럿 피시, 아디안텀 블루, 9월의 4분의 1) 한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는데, 최근에 중고 서점에서 파일럿 피시와 9월의 4분의 1은 다시 샀다.


보통 '사소설'이라고 하는데.... 그런 만큼 나 자신의 모습이 80% 이상(음악 좋아하고, 아웃사이더에 살짝 삐딱한 시선... 등등) 담겨 있으니 버려도 자꾸 생각날 수밖에 없다. 이 작가는 뭐하고 사시나 궁금할 정도다. 이 문장 외에도 [파일럿 피시]에 나온 문장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그건 감성적인 이유가 아니다.  

김영하의 여행자 시리즈가 이후에도 더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가장 좋아하는 것은 첫 번째 책인 '하이델베르크 편'이다. 그런데 내가 여행 다니면서 찍은 사진들을 보면 2008년 봄의 도쿄 여행 사진들이 괜찮아서... 이런 작업을 하는 데에는 유리한 점이 있다.


하이델베르크가 전체적인 인상을 만들어 낸다면, 도쿄는 몇몇 매력적인 짧은 문장들만 남는다. 

[무니의 희귀본과 중고책 서점]은 제목만 보고(그런 집착... 책, 도서관, 책방... ㅠㅠ) 샀는데, 사실 이야기는 별 감흥이 없었다. 


예전에 싱가포르 '주롱 새 공원'에서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조금 큰 공간이긴 하지만... 이 안에 사는 새들은 자유로운 것일까? 하고... 만족하고 살면 아무 문제없는데... 그 깟 자유가 뭐라고...  

최진영 작가는 이전에 [해가 지는 곳으로]를 읽고 그 후(소설 말고 작가의)가 궁금했는데, 마침 눈의 뜨이길래 일단 사놓고 있었다. 작년 여름쯤 춘천의 책방 마실(혹은 마실 책방)에서 구입해 놓고서 한 동안 뭉개 놓고 있다가 최근에 읽었다.


제목만 보고는 세월이 흐른 뒤에 언니에게 보내는 고백 편지 같은 형식일 줄 알았는데, 주인공 이름이 '이제야'였다!!! (이게 결정적인 스포가 되려나? ㅎㅎ) 전체적으로 문장은 살짝 떠 있는 느낌이고, 그 때문인지 전체적인 분위기는 몽환적이다. 살짝 아쉬웠다.


명절에 식구들 모여서 하는 이야기들에 대해서 쓴 문장인데, 예전에 내가 말하던 것과 거의 같은 문장이라... 조금 놀랐다. (아니면 어디선가 비슷한 글을 본 적이 있던가... ) 뭐 이런 생각 많이들 해보았을 테니... 

매거진의 이전글 이런 미친 디테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