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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ke Jun 01. 2020

이런 미친 디테일...

도서관을 떠나는 책들을 위하여

이제 좀 벗어나고 싶어도, 제목에 서점, 책방, 도서관 이런 단어들이 보이면 종류 불문하고 우선 집어 드는 게 습관인지라... '도서관을 떠나는 책들을 위하여' 역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제목만 봐서는 학술 정보성(혹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의 수필 같은 것?) 책일 것 같은데... '장편소설'이란 타이틀을 달고 있었다.


배경도 그렇고, 등장 인물도 그렇고... 너무나 구체적인 그러나 알지 못하는 단어들이 나오니 몇 번이나 구글링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속으로 '아냐... 소용없을 거야. 소설이라잖아...'라고 자제했는데, 이후에 전개되는 책들에 대한 이야기는 진짜로 현실감이 차고 넘쳐서... 세상 어딘가에 진짜로 이런 책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특별히 개인적으로 좋았던 부분은 책을 콘텐츠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매체로 보는 시각인데... 책 자체는 물성을 가진 매체로 인식하되, 오히려 콘텐츠는 책을 넘어서 저자와 주변 환경까지 아우르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책을 좋아하는 사람, 좋아하지 않는 사람 등 다양한 입장을 넉넉히 품어내는 모습도 괜찮았다.


얼마 전 문화산업의 변화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았는데, 현재의 문화 소비자들은 서사가 아니라 DB를 소비하면서 직접 서사를 만들어 낸다는 분석을 보았다. 그런 변화가 반영된 것이 이 작품이 아닌가 싶다. 물론 저자가 그것을 노리고 이런 작품을 만들어 낸 것은 아닐 것이다. 사회 변화에 대한 분석을 보면 그럴싸하고, 마치 누군가 그렇게 기획해서 변화가 일어날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어누 누군가에 의해서 뭔가 다른 시도가 일어나고, 그런 시도가 어느 순간 받아들여지는 것... 그게 변화가 아닌가 싶다. 세상이 변한다는 것... 결국 그것도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속에서 시작되는 것일 뿐. 세상을 바꿔보겠다고 아등바등할 것이 아니다. 


마침 영화 August Rust의 대사가 귀에 들려온다. (Music을 Book으로 바꾸고, listen을 read로 바꿨다.)

Book is all arounds us. All you have to do is read.

책을 읽으면서 비슷한 느낌의 음악이 생각났는데, 영화 '어거스트 러시(August Rush)'의 'August's Rhapsody'다. 다만 이 음악에 맞추어 책 영상을 생각하자니 이번에는 이미지에 대한 생각이 너무 많아져서... 전체적인 것 말고, 내가 뽑은 글에 대한 것에 초점을 맞추어 Ryan Adams가 부른 'Bad Blood'를 골랐다.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의 곡인데, Ryan Adams는 테일러 스위프트 '1989' 앨범을 그대로 커버한 앨범을 냈고, 그 앨범'1989'에 수록된 곡이다.

https://youtu.be/dQnlj3Kxf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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