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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ke Dec 04. 2015

금요일 밤의 시간들

I am beautiful no matter what they say

금요일 밤은 대체로 한가하다. 만나자는 약속도 많은 편이 아니지만, 있어도 거절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다. 이 때 고르는 곡들은 그 주의 분위기를 설명해 준다.


오늘은 세 곡. 먼저 벨 앤 세바스챤(Belle & Sebastian)의 'The stars of track and field' - 이 곡은 많이 지쳤을 때, 듣곤 하는 곡이다. 일이 많았던 날의 저녁에 듣기에 좋다. 두 번째는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의 'Glory days' - 이 곡은 살짝 우울하거나 힘들 때 듣곤 한다. 그리고 세 번째는 크리스티나 아길레라(Christina Aquilera)의 'Beautiful' - 이 곡은 틈틈이 자주 듣는다. 특히 길을 걸을 때, 이어폰 끼고 자주 듣는다. 여기에 이현도의 '적의'까지... 오늘도 뭔가 마음에 쌓인 것이 있나?


re:spect(우리 회사식 표기다). 평소에 후배들이나 팀원들에게 '존중'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처음에 입사하는 친구들에게 가장 먼저 강조하고, 틈만 나면  상기시킨다. 서로 존중해야 한다는 건 누구나 쉽게 동의하는 얘기다. 하지만 그렇게 행동하는 건 쉽지 않다. 상대방을, 다른 사람을 어떻게 존중해야 할까?


다양한 방법과 경험이 있겠지만, 나는 자신을 먼저 존중하라고 얘기한다. 그게 만약 이기적이라고 말한다면 차라리 이기적인 편이 낫다. 여자 친구들에게는 자식과 남편을 위해서 희생해 봤자, 남는 것 없다고 절대 자기 자신을 희생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내가 먼저 선 다음에야 뭐든 할 수 있다. 자존과 이기와의 경계는 모호하다. 그것을 찾는 것도 올바른 자기 존중의 방법이다.


Beautiful의 가사도 그런 식으로  전개된다. 'I'에서 'You'로 마지막에는 'We'로 끝난다.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할 줄 알게 되면, 당연히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방법을 알게 된다. 그리고 함부로 누군가에게 희생을 강요하지 못한다. 개인주의의 대척점은 전체주의다. 우리 사회에서는 개인주의를 이기적이라는 말과 동일시하고,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그건 잘못된 것이다. 오히려 대를 위해서 소를 희생해야 한다는 논리로 조직이나 전체를 위한 개인의 희생을 당연시 여기는 것이 더 나쁘다. 때문에 자존이 넘쳐 때론 이기적이 되더라도 오히려 그것은 감당해야 할 과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여기저기 만연되어 있는 갑, 을 논쟁도 그렇다. 갑을 관계는 교환 관계다. 서로  주고받는 관계다. 그게 돈에 초점이 맞추어져 일방적으로 한쪽이 주는 관계로 착각을 하니까 문제가 발생한다. 애초에 상호 필요에 의해서 만나서 거래를 하는 것일 뿐이다. 다른 모든 관계도 그렇다. 고용주와 고용인의 관계, 팀장과 팀원 때론 가족 관계까지... 내가 왜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한다면, 쉽게 말하면 내가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면 서로 존중해 주는 일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이제 막 금요일이 끝나간다. 본격적으로  놀아야겠다.


Beautiful (by Christina Aquilera): 3분 58초

2002년 11월 16일 발매(싱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4 번째 스튜디오 앨범 'Stripped'의 11번째 수록곡이자 두 번째 싱글

작사/작곡: Linda Perry

앨범 'Stripped'를 두 번째 앨범으로 치는 경우도 있는데, 중간에 스페인어 앨범과 크리스마스 앨범을 발매했었다. 그래서 4 번째 앨범이자, 두 번째 메이저 발매로 계산한다.

이 곡은 린다 페리(Linda Perry)가 작곡하고 프로듀스 했는데, 린다 페리는 4 Non Blondes라는 밴드의 보컬이었다. 4 Non Blondes는 한 장의 앨범을 내고, 솔로의 길을 걷게 되었는데, 가수보다는 작곡가, 프로듀서로서 명성을 얻어 나갔다. 아쉬움 반, 그래도 음악을 하고 있으니...

다른 여가수 핑크(P!nk)가 이 곡을 탐냈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음... 상상이 잘 안되지만... 사실 난 린다 페리가 불렀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이 곡은 LGBT Community의 송가(Anthem)로  사랑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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