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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맥박

소식지 구르다 2025, 추분 편

by 구르다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쓰는 편지, 아흔네 번째 장







올 삼월 스무날 춘분에 밤낮의 키가 같아진 뒤로

밤은 제 키를 줄여 낮 키를 키우더니

하짓날 밤은 너무 짧고 낮은 길어 천리만리였지요.


올 구월 스무사흘 추분이 되자,

밤낮 키가 또 같아지더니

이번엔 낮이 제 키를 줄여서 밤의 키를 늘여주더니

동짓날 밤은 어둡고 길어서 더디 새고

짧은 낮은 덧없이 저물 것입니다.


아무리 길고 짧아도 하루는 여전히 스물네 시간,

한 번 길면 한 번은 짧고

길고 짧은 것은 서로를 완성합니다.


자연의 아름다움은 끊임없는 변화이고

변화는 치우침 없는 새로움입니다.


인간은 행복을 위해 삽니다.

행복은 생각과 행동이 치우치지 않는 것.


자연의 변화에 삶의 맥박을 맞추고

오직 죽이지 말며,

많이 먹지 말며,

서로를 보살펴주세요.






2025년 9월 23일,

정 동 주







당신을 보듬다, 소식지 구르다, rollingtea.net








FRIDA KAHLO, CONGRESO DE LOS PUEBLOS POR LA PAZ, 1952

https://www.wikiart.org/en/frida-kahlo/congress-of-peoples-for-peace-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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