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구르다, 소설 편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쓰는 편지, 아흔여덟 번째 장
마드리골엔 한때 대여섯 집이 살았다.
무실 댁은 큰아들 따라 일찍 도시로 떠나고
택시 운전한다는 상도, 점쟁이 아들 도식이 집도
인기척 끊긴지 여러 해째 빈집이다.
야속한 세월은 썰물만 지는지
밀물 기척 없이 늙은것들만 기어다닌다.
상여꾼 민도 아재 세상 뜬 뒤
딸만 셋 둔 무실 댁도 영감 따라가고
빈집 감나무에 감꽃 피어 그리도 떨어져싸터니
철 늦도록 매달린 붉은 홍시 몇 개가
민도 아재 상엿소린 듯 훠어이 훠어이
울음 우는 소설 날,
음력 시월 초사흘.
2025년 11월 22일,
정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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