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차 - 청향 대홍포
대홍포(大红袍)는 중국 푸젠 성 북쪽의 우이산(武夷山, 무이산)에서 생산되는 무이암차의 한 품종인데요. 우이산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및 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산으로 절벽과 협곡이 많아요. 이런 산의 바위가 패인 곳에서 차를 재배하기 때문에 암차(岩茶)라고도 불려요.
대홍포의 차나무 생장환경은 독특해요. 바위틈에서 자라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조량이 짧고 반사광이 많으며 주야간 온도차가 크죠. 바위로부터 흘러나오는 물줄기로 영양분을 흡수하고 있어 특이한 품질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청향 대홍포는 대홍포종에 청향(맑은 향기)이 풍기는 우롱차라는 뜻인가 봐요. 전체적으로 진한 어두운 색깔의 잎인데 드문드문 붉은기가 감도는 부분도 있어요. 크기도 제법 크고 길쭉한 잎이 반쯤 잘려서 돌돌 말려있는 형태네요.
100도씨로 끓인 물을 한 김 식혀서 물 400ml, 2g 잎차를 넣어 2분 우려요. 잎차에 비해 물 양이 많아서 짧게 우려 보아요. 맑고 가벼운 향기가 풍겨요. 아직 제 코엔 이러나저러나 풀내음이 섞인 향기인데요. 난향을 느껴보려 코를 대고 눈을 감아봐요.
바위틈에서 서늘하게 자란 차나무 인지라 잠깐 받는 햇볕이나 잎을 덖을 때의 불기운을 최대한 머금으려다 피어난 향일까요. 아련한 불향이 나는 것도 같아요.
한 모금 머금은 차 맛은 구수하고 깨끗해요. 전통 암차는 꽤 묵직한 맛을 낸다고 하던데 청향 암차여서인지 확실히 가볍고 대중적이에요. 입 안을 매끄럽게 코팅해주고 목으로 넘어가요.
짧게 우려 2잔이나 마셨지만 더 마시고 싶어 잎차를 재탕해보아요. 맛이 크게 떨어지지 않고 가볍게 한 잔 더 마시기 좋아요.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차나무인데 모나지 않고 잘 자라서 좋은 차맛을 내요. 데일리로 즐기기에도 무난한 차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