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차 - 고법 철관음
철관음은 푸젠성(복건성, 福建省)의 남쪽을 중심으로 생산되는 우롱차인데요. 민남 우롱이라고도 불러요. 그중에서도 오래된 나무 (노수, 老樹)의 찻잎을 채엽해 옛날부터 내려오는 전통방식으로 만들었다는 고법 철관음이에요.
어떤 방법일까 찾아봤더니 현대화된 시대에 기계로 많은 과정을 넘겼는데 수작업을 고수하는 제다법이었어요. 사람이 직접 채엽을 하고 찻잎을 섞고 볶아서 말리는 과정까지 진행하는데요. 기계가 대량으로 이 과정을 거칠 때와는 확실히 다른 고품질의 상품이 나올 것 같아요. 오래된 나무의 찻잎을 재배해야 하는 경우라 더 섬세하게 작업을 해야 할 것 같기도 해요.
100도씨 끓인 물을 한 김 식혀서 잎차 2g에 물 200ml를 넣어요. 혼자 마시는데 처음부터 잎 양도 두 배, 물도 두 배로 넣었더니 첫 잔은 맛이 좋은데 따라뒀던 두 번째 차의 맛을 놓치는 것 같아서 재탕을 하더라도 마실 때 바로 우리려구요.
향이 제법 구수해요. 이전 우롱차들에서 맡았던 풀내음은 풍기지 않고 구수한 보리차 향이 느껴져요. 가볍지 않고 묵직해요. 오래된 나무의 세월이 느껴지는 무거움이랄까요. 땅 속에 뿌리를 내리고 오랜 시간을 지내면서 맑은 날도 궂은날도 온전히 견뎌낸 인고의 시간이 느껴지는 맛이에요. 그리고 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섬세하게 작업했을 노동자들의 수고로움도 더해져 한층 더 깊고 풍부한 맛이 느껴져요.
두 번째 잔은 아무래도 처음의 묵직함이 덜해요. 다른 차들은 그런대로 마시겠는데 고법 철관음은 그 묵직한 구수함이 핵심인 것 같아서 새 찻잎을 우리기로 해요. 우수수 떨어지는 나뭇잎을 보며 가을 타기 쉬운 요즘, 마음을 다 잡기에 좋은 한 잔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