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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예지 Jul 23. 2019

불편함을 마주하는 글쓰기

당신의 불편함을 씁니다

브런치 작가가 된 지 한 달. 브런치의 좋은 기운 덕분인지 프리랜서로 사람들에게 알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새로운 일이 물 밀듯이 몰려오고 있다. 심지어 또 다른 기회가 있었는데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아쉽게도 고사한 것도 있었다. 더 좋은 기회가 오려나 보나 마음을 사뿐히 내려놓기로 했다.


예전부터 계획되어있던

<글쓰기 강좌>를 이제야 알립니다.


처음부터 내 글을 구독하고 있었다면 이미 눈치를 챘을 수도 있다. 떨쳐내고 싶었던 1년 6개월의 우울은 고스란히 내 다이어리 안에 녹아있다. 떠나보내고 싶어 엄청나게 노력했지만 그런다고 해서 쉽게 도망가는 놈이 아니었다.


내 한 줄기 빛은 ‘글’이었다. 글쓰기가 없었다면 그 길고 긴 시간을 잘 지내왔을지 의문이 들 정도로. 군대 가 있는 그에게 구구절절 편지를 쓰고 같이 읽고 싶은 책과 시집 문구를 필사하며 우울을 견뎌냈다. 편지 안에는 나의 온 감정이 점철되어 있었다. 오롯이 서로를 제대로 알 수 있는 매체는 그렇듯 전화도 아닌 편지뿐이었다. 그래서인지 아프기 전에 글을 조금 더 썼더라면 그리고 불편함을 그냥 목도하지 않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네, <불편함을 마주하는 글쓰기>를 시작합니다.


나 자신에게, 관계에서, 성장과정에 있어 혹은 성인이 되어 느꼈던 불편함. 불편함의 유형도 참으로 다양하다. 그렇지만 우리는 실제로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지도 잘 모른다. 지금껏 그냥 참으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이제 “불편함을 발견하고 정리하는 작업을 시작해 봅시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듯 불편함을 느끼는 포인트도 생각하는 방법도 다르다. 평상시에 불쑥불쑥 불편함이 느껴질 때를 포착해 함께 글을 쓴다. 그리고 철학자의 말을 찾아 각자에게 또 다른 위로를 전달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나의 불편함에서부터 생각이 시작되고 그에 따라 사유의 깊이가 확장된다고 생각한다. 매일 밤마다 오늘 하루의 불편함을 정리하고 그 불편함 속에서 나만의 정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통해 나만의 철학이 탄생한다고 생각한다. 철학자들 역시 이와 같은 루트를 통해 명언을 만들어냈듯 우리도 할 수 있다.



불편함을 포착하면 우울이 다가올 수 없을 거야


철학을 배우고 싶어도 선입견 때문인지 쉽게 철학책을 집어 들기도 어렵다는 걸 안다. 철학 전공한 나 역시도 회사 생활을 하다가 다시 철학책을 집어 들었을 때 그 난감함을 잊을 수 없다. 난해한 용어들 그리고 평소 생활에 이 것들을 과연 적용시킬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이 스멀스멀 피어오를 때쯤,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읽었다.


당대 자연이라 일컫던 신을 향한 예속보단 인간의 자유 의지를 설파한 스피노자의 ‘별종’의 사유는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 그 역시 사회에 대한 불편한 질문을 지속했기 때문에 신을 모독하는 책이라고 비판받은 <신학정치론>을 출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생전에는 출판할 수 없던 <에티카>에는 정신과 신체의 관계에 대한 그의 발상의 전환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철학자들이 우리의 수많은 감정들을 어떻게 설명하고 비유했는지 내가 만들어 둔 자료를 통해 확인해 볼 예정이다. 내 맘이 끌리는 철학자의 이야기들도 살펴보고 내가 지금 ‘어디에’ 마음이 닿아 있는지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도 불편함을 “나-관계-사회”로 확장하여 살펴볼 예정이다.


우리 수업에서는 불편함을 통해 나를 발견하고 치유의 글쓰기를 진행한다. 덧붙여 나와 같은 비슷한 사유의 과정을 진행해본 철학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그리고 혹시 모른다. 나만의 책을 우리의 책을 발간할지도.


[빌딩숲학교] 불편함을 마주하는 글쓰기 참가 링크


https://www.yhf.kr/academy/trainView.do?t_id=217&category_cd=T1009&category_cd=T1009

강의료: 전액 무료
강의장소: 서울시 종로구 관정 빌딩 3층 (청년재단)
모집기간: 2019년 7월 28일 (일)
모집인원: 선착순 15명

지원방법: 위의 링크로 들어가 수업 참여 진행


이런 분이라면 꼭 왔으면 좋겠다. 자꾸 상처를 받고 지쳐가는 현실에서 글쓰기를 통해 치유를 바라는 사람. 나의 불편함을 외면하기보다 직면하고 해결하는 방법을 원하지만 어떻게 할지 모르는 사람들. 마지막으로 철학을 쉽고 재미있게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도.

불편함부터 우울까지 기록해봤다. 조금만 더 능동적으로 썼더라면 우울까지 가지 않았을 수도 있었겠단 생각에 들긴 한다. 이렇듯 글쓰기는 치유의 기능이 있다. 글에서는 자연스럽게 '내'가 묻어 나온다. 제가 경험했던 나를 바라보고 치유하는 과정 속에서 모두들 나와 같은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고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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