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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예지 Jun 09. 2020

사업에 진정성을 넣는 방법

창업, 역시 선배들을 만나야만 했습니다

사업가로 육성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봐야 한다. 뭐 영업을 위해서 만나는 것도 있겠지만 다른 사람들이 한 경험을 나의 간접 경험으로 체화시키는 건 생각보다 값진 일이다. 같은 시행착오를 겪은 사람이 앞서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모르겠다. 수풀을 헤쳐나갈 때 상처가 덜 나도록 긴팔을 입을 시기도 알려주고, 연고도 사주는 선배들이 있기에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어른이 되면 자연스럽게 상상력이 줄어든다. 우리에게 상상은 사치다. 하루하루 밥 벌어먹고사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데 상상만 가지고 삶을 지속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기업 '아이야' 대표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다. <상상이 여러분의 인생에 대안이 될 수 있을 거야!>


대학생 때 교수님의 말씀이 불현듯 떠올랐다. 정치외교학과를 복수 전공하며 교수님과 면담을 하러 갔던 날. 교수님께서는 내게 이런 말을 덧붙이셨다. "예지 학생은 너무 이상적이야. 이상적이면 정치를 못해. 현실을 잘 바라봐야 한다고. 현실감각을 익히지 못하면 뒤쳐지게 되는 거지." 그때부터 내 날개 한쪽이 상처를 입었고 하늘을 비상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 같은데. '상상이 내 인생의 대안이 될 수 있다니.' 그녀의 말 덕분에 상처 입은 내 날개에 연고를 바르게 됐다.


그녀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똑같은 전철을 밟았다. 아이를 낳고 동시에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 5년이나 살았건만 알고 지낸 이웃은 하나도 없었다고 했다. 아이를 키우고 어느 날, 아이들을 위한 모임에 지치고 '다시 나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단다.


내가 잘하는 것, 내가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


"여성들이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모임은 왜 없을까?"

"나의 것은 무엇이었지, 나는 무엇을 잘하는 걸 하는 사람일까?"


연극을 하던 대표님은 아이들을 위한 연극을 만들었다. 처음엔 물론 '무료'였다. 사람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고. 마을 문화가 생기니 좋다는 반응과 동시에 주민들의 욕구를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단다. 그녀는 마을의 성장이 아닌 '성숙'을 목표로 삼아 지역의 전문 예술가들과의 네트워킹을 시작했다. 그렇게  '우리 동네 골목 예술제'를 시작하며 지역 사회 안에서 지역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그녀 손으로 만들었다.


내 자리(나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보자


역시 그녀는 현실적인 고민을 집어주셨다. 여성 창업가들이 모인 자리였기 때문에 여성들의 고민은 다채롭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인지시켜 주셨다. 여성의 권익이 상승했다고는 하나 여전히 돌봄 노동은 여성의 영역이자 여성들 스스로 본인이 책임감을 가진다. 여전히 여성들은 케어 받는 것보다 하는 것이 더 익숙한, 엄마이자 아내의 역할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예를 들어 제사 지내는 날을 챙긴다거나 가족들의 대소사 같은 것들 까지.


진정성은 나의 현실적인 문제에서부터 시작한다

예전에 첫 번째, 두 번째 컨설팅을 받았을 때 기억난다. 내게 멘토님은 이런 말을 하셨더랬다. '예지 씨 본인의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성이 있어야 할 거야!' 처음엔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다양한 선배들을 만날수록 그들의 답변은 한결같았다. 지속가능성, 계속해 나가기 위해서는 결국 <나의 문제> 여야만 지치지 않을 거라고 강조했다. 나의 현실적인 문제에서부터 시작한 불편한 것들을 해소하는데 집중하다 보면 끊임없이 동기부여가 가능하다고 말씀하셨다.


@ 문화예술협동조합 '아이야' 홈페이지 발췌


결혼 이후 그녀는 내가 살고 있는 일상의 영역이 곧 꿈을 이루는 곳이 되길 바랬다. 이렇게 문화예술 협동조합 아이야를 통해 결국 '나의 삶터와 꿈터가 일치하는 삶'이 되었다고 말하는 그녀의 눈에서 한 줄기 빛을 봤다. 엄마로 가지고 있었던 불편함을 공감하는 '엄마'들의 결핍을 잘 찾아낸 그녀를 통해 깨달은 것이 있었다.


분명한 소비자, 마음으로 공감할 수 있는 타깃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중간에 힘들고 포기하고 하기 싫어도 마음이 동한 사람들은 결국 '우리들'을 살릴 힘을 심어준다고.



창업 도전기 1회 차. 잘 들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창업을 도전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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