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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예지 Apr 18. 2023

책을 제대로 읽었다는 착각

제대로 책을 읽는 방법이 무엇일까

매일 아침 일어나 하루 한 시간 반 정도는 책을 읽는데요. 오늘따라 눈꺼풀이 무겁더군요. 꿈뻑꿈뻑 눈을 움직이며 책을 읽었지만, 책을 읽는 건지 잠을 자는 건지 모르겠어서 도저히 안 되겠더라고요. 결국 책 읽는 건 멈추고 메모장을 폈습니다. 책을 읽으며 써 놨던 단어들과 생각을 정리해 보기 시작했습니다.


책을 읽으면 그냥 한 권의 책을 완독하고 그 책에 대한 느낀 점만을 썼습니다만 지금은 좀 다릅니다. 책을 읽고 각 페이지 별로 제 마음에 와닿는 단어를 쓰고 그 단어를 쓴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예전보다는 조금 더 능동적인 독서를 시도하고 있는데요. 책을 그냥 읽을 때는 수동적인 독서를 하면서 '제대로 읽었다'는 착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1. 읽었다는 착각을 하는 이유


어느 시대보다 우리는 많은 텍스트를 읽습니다.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뉴스 등 내 손 안에서 많은 텍스트를 접하고 흘려보내는데요. 그중에서도 책을 읽는 사람들은 앞선 텍스트 리더(Reader)들 보다는 능동적인 읽기를 하고 있는 셈이겠죠. 


인터넷 환경에서 책을 읽게 되면서 우리는 핵심적인 정보를 추려서 전달받는 게 익숙해집니다. 인터넷으로 읽기는 가로로 읽기가 아닌 세로로 읽기에 더욱 익숙해집니다. 이는 한 단어, 한 문장을 곱씹어 보는 게 아니라 짧은 글을 점프하듯 옮겨 다니는 게 익숙해지는 건데요. 


IT 미래학자인 니콜라스 카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서 "짧은 글들이 연결된 하이퍼텍스트는 조각처럼 파편화되어 있어서 하나의 글에 침잠하지 못하고 짧은 글을 점프하듯 옮겨 다닌다"며, "구글이 우리를 바보로 만든다"라고 합니다.


어릴 적 엄마와 함께 책을 읽을 땐 참 재미있게 잘 읽었던 것 같은데요!


파편화된 단어들을 읽다 보면 우리는 맥락을 읽는 게 어려워집니다. 특히 한 권의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명확하게 있고, 그 주제와 연관되어 있는 다양한 사례가 나오게 됩니다. 하지만 파편화된 읽기에 익숙해진 요즘 우리들은 쉽게 읽었다는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사람이 자동으로 생존하려는 욕구가 있는 것처럼 우리는 읽을 때도 생존 행동적 읽기를 하는데요. 우리가 의식성 없이 책을 읽게 된다면 작가의 기본 감정에 대한 것만 고려한 채, 저자의 생각을 전적으로 동의하는 수동적인 읽기에 그칠 수 있습니다. 



2. 제대로 책을 읽는 방법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할까요? 앞서 말했던 것처럼 생존 행동적 읽기를 지양해야 합니다. 우리는 텍스트를 면밀히 관찰, 분석, 판단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읽었다는 착각> 책에서는 인간의 남다른 능력이 바로 '의식성'임을 강조합니다. 우리는 관계와 맥락에 대한 표상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맥락적 이해와 공감적 성찰을 시도해야 한다고 말이죠.


의식적 읽기를 통해 우리는 합리적 판단이 가능합니다. 텍스트라는 정보를 인지하고 이를 지식으로 통찰하는 과정에서 우리에게는 자연스럽게 '문해력'이 생깁니다. 결국 텍스트를 통해 세상을 읽고 쓰는 능력을 기를 수 있게 되는데요. 그러한 이유는 바로 글을 쓰는 우리들은 경험을 통해서 현상에 영향을 받게 됩니다. 나아가 사람과 세상을 반영하게 되죠. 그리고 글을 통해서 사람과 세상을 상징적으로 표상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책을 읽을 때 놓치지 마세요!



오늘의 질문: 당신이 제대로 읽고 있는지 확인하는 질문?


1. 내가 읽은 페이지마다 의식적으로 중요한 키워드를 찾아봅니다.


사람마다 집중하는 단어가 제각각입니다. 내가 지금 집중하고 있는 단어는 모두 상이하거든요.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다면 연결성과 관련된 단어가 눈에 띌 것이고, 나의 직업적 성취 부분에 고민이 있다면 업력을 기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단어가 보이게 될 겁니다.


2. 키워드에 왜(WHY) 집중하고 있는가에 대한 이유를 적어봅니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키워드가 왜 중요한지 적어보세요. 처음에는 미루어 생각해 보는 추측의 과정을 겪을 겁니다. 그다음 과정으로 바로 지식을 기반으로 한 합리적인 추론을 해 보는 거죠. 이를 통해 우리는 정확한 사유를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질문으로 만드는 예지력ㅣ 허예지ㅣ한문장쓰기챌린지ㅣ오생완



요즘 제가 의식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키워드는 바로 기록, 정체성, 사유입니다. 우리의 머리를 깨우는 다양한 질문들을 끊임없이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나누는 게 저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언가를 읽든 여러분의 '한 단어'를 찾는 오늘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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