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연 Aug 09. 2020

서울 날씨, 밸런스 붕괴

연남동에서 파나마로

지난밤에 찾아온 우울감은 잘 벗어났어? 같은 아파트에 사는 친구들과 같이 옷도 맞춰 입고 술도 종종 마시고 모임을 하는 걸 보니 조금은 육아에서 벗어나 '채리' 너만의 웃음을 짓는 것 같아 또 보기가 좋더라. 


네게 편지를 쓰고 일주일이 넘게 지났지만 나는 여전히 예술영화에 와인을 함께 하지 못했어. 그 주엔 역시나 술을 왕창 먹고 뻗어버려 다음날 골골골 거렸고, 이번 주에도 마찬가지로 술을 왕창 먹고 골골골 거렸지. 일요일쯤 정신을 차리고 밀린 글도 쓰고 네게 답장도 쓰고 있어. 예전에는 운동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듣는 것만으로도 기분 환기가 되곤 했는데 요즘엔 어째서인지 내가 행복해하던 소박한 일상들도 그 순간에 지나지 않더라고. 그래서인지 자꾸만 현실도피를 위해서 술을 마시는 것 같아. 그 순간만큼은 복잡한 생각이나 우울감에 젖어있지 않으니까 말이야. 


지금 서울은 2주 넘게 비가 오고 있어.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말이야. 비를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그래서 비 때문에 나가기가 싫다거나 불편해 죽겠다거나 그런 생각은 하지 않지만 이상하게 기분이 다운되는 것이 아무래도 날씨 탓이 큰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 


이런 일상이 계속되다가 보면 나는 행복이란 걸 자꾸만 놓치게 될 것 같아서, 조금 더 삶에 의욕을 가지고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내년엔 다시 시골생활을 해볼까 고민 중이야. 이대로라면 늦잠을 자고 일어나, 일을 하고, 늦게까지 글을 쓰고 책도 제대로 읽지 않고 핸드폰 게임이나 하면서 하루를 보내겠지. 이 루틴을 좀 벗어나 보려고 다음 주엔 잠깐 쉬었던 운동을 다시 다니려고 해. 요가를 등록하고 주 3회 수업을 하면서 마음의 활기와 안정을 되찾으려 노력해보기로!


다음 편지엔 일상의 밸런스를 잘 유지한 채로 활기찬 도연이의 모습으로 편지를 쓰겠어!

그럼 이만 :)



ps. 안 바쁠 때 답장 좀.

연남동에서 도연이가.

매거진의 이전글 산다는 건 역시 밸런스 게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