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soir
프랑스어로는 '봉수와' 좋은 저녁이라는 뜻이다. Bonjour라고 사용해도 되지만 대부분 저녁이 되면 이 말을 사용한다. 이 말을 사용할 구체적인 시간대는 나와있지 않다. 일반적으로 오후 5시가 넘어간 직후 직장인들이 퇴근을 했을 때 다들 사용하기 시작하는 것 같다.
상점이나 식당을 가면 가볍게 BonSoir라고 인사를 하면 점원도 당연 좋아할 것이며 그에 따른 서비스의 질도 확실하게 달라질 것이다. 개인적으로 Bonjour 억양보다 Bonsoir를 발음하는 프랑스어가 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다.
어느 순간 걷다 또 달리고 쉬고 다시 또 걷고 반복하다 보니 파리라는 미식의 도시에 도착했다.
아직까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냥 파리에서 살고 있고 인종만 달라졌을 뿐 아직 처음이라서 그런지 여행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그 나라에서 여행과 사는 것은 다르다. 이미 편도 티켓만 사고 왔기에 언제 돌아갈지도 모른다. 그냥 해보는 거다
잠시 생각이 많아지면 주변을 걷곤 한다. 그냥 생각 없이 걷고 또 걷는다.
산책하기에는 참 좋은 도시인 것 같다. 그냥 주변에 널린 문화재와 옛 건물들 그리고 티비에서만 보던 그런 풍경들, 딱 걷기에 좋고 보기에도 좋다. 날씨는 선선하니 딱 좋다. 학교 생활하랴 또 프랑스 문화에 적응하랴 바쁜 날을 보내고 있지만 그래도 한번 해보는 거다. 그 누가 대신 해줄 수도 없는 나의 고요한 책임일 뿐이다.
내가 선택한 일이기에 그냥 한번 해본다. 프랑스 파리로 온 뒤로 뭔가... 고민이 더 많아진 것 같다. 그냥 뭔가 머릿속이 복잡하다. 이상한 잡념도 있고 또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한 걱정들. 지금 이 순간에 해결 못할 그런 걱정들 뿐이지만 뭔가 머릿속 깊이 남아있다. 잘해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나오는 마음속 한편에서 나오는 의지의 한 조각이 걱정으로 표현된 것인가. 가끔 이런 생각도 해본다.
특히 밤에 하는 산책이 기분이 좋다. 파리라는 도시의 치안이 그렇게 좋지는 않지만 나 정도면 충분히 늦은 밤에 산책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자신감에 한번 도전해 보는 것이다. 그냥 아무것도 아니다, 뭐라고 말 걸면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면 된다. 그리고 너무 위험한 곳으로 걷지 않으면 된다. 센강 주변으로 걷고 또 걷고 그냥 한번 걸어본다. 선선한 바람이 그 잡념을 씻어주는 것 같았다. 작은 덩어리로 남은 그 걱정거리를 없애주기에는 충분하지 않지만 그래도 그 순간의 분위기에 취해서 걷는 거다. 그때 생각나던 영화 하나가 떠오른다. 아마 알 사람들은 알건대 '미드 나잇 인 파리' 한 작가의 심야 산책에서 시작되는 파리의 풍경으로 시작된다. 마치 잠시나마 그 주인공이 된듯한 느낌이 들면서 걷는 거다. 뭔가 해결책을 갈구하면서 걷지만 끝내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지만 그냥 돌아다니는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시원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불편한 한 구석이 남아있었다.
파리라는 도시는 참 매력이 많은 도시이다. 내가 원하는 꿈을 도전하기에 좋은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 그런 도시 또 미식의 도시, 예술의 도시 그리고 젊은이들의 도시이다. 마지막으로 생각하기에도 좋은 도시. 해외에 나와 살아서 그런가. 마음은 그렇게 편하지는 않았다. 아마 모든 유학생들이 느끼는 같은 감정이 것이다. 해외에 나와서 산다는게 마음 한편으로 그렇게 좋은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뭔가 성공하고 싶다는 욕심에 좀 더 해보고 싶고 또 도전해보고 싶다는 부담감이 밀려온다는 것. 이러한 복잡한 감정들이 쌓이고 쌓였던 것이 파리의 밤길이 나를 부르고 있었던게 아닌가 싶다. 해결책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면 방법은 단 하나뿐이다.
그냥 해보는 거다. 기다릴 시간은 더 이상 없다. 그냥 계속 전진하고 또 걷고 또 걸어보는 거다. 도전하는데 뭐가 있을까. 그냥 해보는 거다. 뭔가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도중에도 마땅한 해결책이 나오지는 않았다. 그냥 해보는 거다. 도전 뭐 크게 어려울게 있을까. 그냥 시도해보고 해 보는 거다. 시작하는게 어려울 뿐 시도를 하고 또 지금 진행 중인 것만으로 만족하고 있다. 나중의 결과는 나중에 생각하고 싶다.
잘되고 싶다는 걱정이 지금까지의 나를 여기까지 이끌어왔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