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Stage
Le Stage
'실습'이라는 뜻의 프랑스어이다. 식당 안에서는 인턴이라는 단어보다는 '스타쥬'라는 프랑스 용어를 더 사용하게 된다. 그래서 실습생들을 'Stagiaire'라고 부른다. 프랑스에서는 2개월에서 6개월간의 실습을 하는 것이 식당의 평균이다. 그 이상으로 하는 것은 계약직의 실습생이다. 2개월까지 무급으로 고용가능하기에 밥의 테두리 안에서 이를 악용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대부분 6개월간의 인턴을 끝내고 그 식당에서의 채용이 이루어지는 단계가 주어지지만 외국인으로서는 그게 쉽지는 않다. 대부분 인턴만 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경쟁력을 위해서는 인턴으로서가 아닌 정직원으로서 일해보는 것을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의견이다. 인턴가 정직원간에 대하는 태도는 확실하게 다르다. 인턴은 모든 실수가 묵인되지만 정직원은 그렇지 않다, 그렇기에 수습이 아닌 정직원으로서 경력을 쌓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졸업 후 생각이 깊어지는 시간이 다가온다.
나는 뭘 해야 할까? 어떻게 프랑스에서 살아남아 가야 할까?
갈 길 잃은 한 청년의 고민은 아직 해결되지 못하고 방황만 계속되던 순간
요리사로서 새로운 임무, 첫 미션이 있다면 당연 인턴을 시작하는 것이다.
스타쥬라고 불리는 프랑스에서의 인턴 생활은 프랑스요리를 처음으로 시작하는 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시작이며 또한 프랑스 요리를 배우기 위한 실전적인 첫걸음임은 분명하다
코로나 시즌동안 레스토랑 문은 굳게 닫혀있었지만 이게 무슨 행운인지 때마침 인턴을 시작해야 하는 시기부터 정부의 지침이 새로 바뀌면서 이제는 문을 열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정성스럽게 이력서를 작성하고 꼼꼼하게 이력서를 여러 번 검사 아니 문장부호 하나 틀리지 않게 계속 반복해서 확인 또 확인한다.
이렇게 정성스러운 이력서는 처음 본다. 비록 아직은 부족하고 채워지지 않은 공간이 많은 나의 이력서를 보면서 언제 이 이력서를 단순한 종이 한 장이 아닌 누구나 가지기를 원하고 또 보고 싶어 하는 그런 이력서를 만들 수 있을까 상상을 하면서 한 줄 한 줄 써 내려간다.
누구에게나 '처음'이라는 시기가 찾아올 것이다. 처음 사회생활, 첫걸음, 첫 직장 생활 심지어 첫 연애와 사랑이라는 장르까지.
때로는 서툴고 어색하고 적응하지 못할 수도 있다. 또 예측이 불가하고.
처음이라는 시작의 단계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또 생각하며 하나하나 실행해 나간다. 청년이라는 중요한 시기, 인생의 절반을 책임질 수 있는 선택을 하는 시기. 아마 지금은 와닿지 않을 수 있다. 나 역시 나의 미래가 궁금하고 또 기대되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 이건 누구에게나 오는 당연한 과정이지 않을까 싶다.
첫 단추를 달기 위한 시작의 관문은 이력서를 쓰는 것
아직까지는 완벽하지 않은 그런 이력서를 써 내려가며 잠시 나의 과거를 회상해 본다. 어떤 일을 했었지 어떤 경험을 했었을까 하는 깊은 생각에 잠기며 한 줄씩 써 내려가지만 뭔가 부족한 여백만 보일뿐 더 이상 쓸 내용이 없다. 이건 당연한 것이다. 걱정할 필요가 없다. 누구나 다 겪는 그런 과정일 뿐이다.
조금씩 채워나갈 나의 이력서 전혀 부끄럽지 않다.
프랑스에서의 구직활동은 나룸 아날로그 형식이다. 인터넷으로 보낼 수 있으나 직접적으로 식당으로 가 매니저에게 제출 가능하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얼굴 도장까지 찍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코로나 기간이라 직접적으로 제출하는 것이 제한적이기에 인터넷으로 제출했다. 이제 막 프랑스에서 경력을 쌓기 위해 레스토랑을 알아보던 때, 꼭 일하고 싶은 레스토랑이 있었다. 거기는 미슐랭 3 스타 레스토랑 '피에르 가니에르'
나에게는 정말 과분한 식당이다. 인턴으로 일하게 된다면 정말 단순 업무가 주어진다. 규모가 큰 식당일수록 그건 당연하다. 마치 공장의 한 부품처럼 반복되는 행동과 작업, 단순 노동의 반복이다. 처음에는 큰 곳에서 시작하고 싶었으나 나에게는 프랑스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큰 꿈이 있었기에 새로운 전략이 필요했다
전략의 목표는 '비자받기'
비자를 받기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했다. 그 시작을 알리는 것이 바로 첫 인턴을 시작하게 될 레스토랑 찾기. 중요한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기에 신중해야 했다. 그 작은 선택 하나로 인해 인생이 바뀔 수도 있기에 가볍게 생각할 수도 없었다. 프랑스 파리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질 나의 경험과 요리들, 기대되는 미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