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파리 미슐랭 셰프로 일한다는 책임감

Responsabilité

by 낭만셰프

Responsabilité

'책임감' 단어 중 무게감이 느껴지는 말 중 아닐까 싶다. 나는 언제 한번 셰프와 상담을 한 적이 있다. 모든 프랑스어를 이해하는 것은 힘들었지만 그 수많은 단어 중 기억에 남는 단어 하나, '책임감'이라는 프랑스어 단어. 가볍게 스쳐가는 줄 알았지만 그 단어만큼은 나의 귓가에 맴돌았다. 셰프로서의 책임감 아니 미슐랭 셰프로서의 책임감, 뭔가 무겁게 느껴졌다. 그 책임감을 배워나가고 나 역시 그것을 함양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자 파리에서 배워야 할 경험이 아닐까. 아직 나는 성장 중이다 그렇기에 아프기도 하고 상처가 생기고 또 아물기도 하는 것 같다.


이제는 나도 당당하게 프랑스 파리에서 일을 할 수 있다.

어렸을 때 바라고 바라던 그 순간이 이제는 시작이 되어 나의 여정의 장소가 된 프랑스 파리


셰프라는 꿈을 꾸는 누구든지 모두들 해외에서 한 번쯤은 일해보고 싶다는 그런 작은 야망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야망을 실현시킨다는 것은 작은 용기와 도전에서 시작이 된다

그 도전을 하는 것에 앞서서 큰 두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결국 겪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프랑스 파리의 수많은 식당들 그중 미슐랭으로 선정된 고급 식당들

그 식당에서 일한다는 것은 요리사에게 있어 큰 영광이자 명예로운 순간일 것이다


처음에 나는 깨닫지 못했다. 그게 얼마나 큰 영광인 줄은

그냥 별이 달린 그런 식당에서 일하고 매일 같은 일과 또 손님을 맞이하며 맞춰진 과정으로 요리를 만들어내고 그 요리를 셰프님의 손끝을 통해 완성이 되는 아주 평범한 과정들

나는 왜 그때 제대로 깨닫지 못했을까...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이러한 과정을 거쳐가며 동료들과 호흡을 맞춰간다는 것이 이 얼마나 소중한 경험이라는 것을... 지금에서야 나는 느껴나가고 있다


본격적으로 시작한 나의 미슐랭 식당에서의 경험은 2스타 식당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이렇게 단순히 2스타라고 말했을 때 그 스타의 무게감은 상상을 못 할 것이다

미슐랭의 별은 셰프들의 명예를 객관적이고 실물적인 형태로 나타내는 평가의 기준이다

별은 최대 3개까지... 이미 나의 글 중에 미슐랭에 관한 글에 대해 기고한 적이 있다 그 미슐랭 가이드에 대한 설명을 보면 미슐랭의 모든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중 2스타인 미슐랭 식당이다?

프랑스 파리의 최고 레스토랑 중 하나인 곳이다.

매 순간의 서비스... 실수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순간의 실수 하나가 레스토랑의 전체적인 평가가 될 수 있다

그러한 실수를 하나하나 줄여나가는 것이 바로 미슐랭 셰프로서 일하는 자세와 능력인 것이다.

처음에는 당연 실수연발 프랑스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해 일을 두 번씩이나 하는 그런 상황까지 왔었다.

하지만 미슐랭 2스타에서 일하는 셰프답게 그 실수를 매달 아니 매일 줄여나가고 조금의 성장세를 보여나가겠다는 다짐으로 몇 년을 파리에서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


특히 오픈 주방에서 일을 하다 보면 여러 유명인사들을 볼 수 있다.

나에게는 그러한 유명한 사람들을 봐도 아무런 느낌이 없다. 식당을 방문해 준 한분 한분 모두가 나에게는 다들 VIP이자 유명인사들이다. 절대 음식의 퀄리티에 차별이 있으면 안 된다. 이것이 바로 미슐랭 레스토랑 셰프로서 당연 가져야 할 책임감이 아닐까 싶다.


셰프의 책임감은 뭘까...

단순히 요리에 대한 자세? 손님을 대하는 태도?

당연 이 모든 것들이 포함된 큰 범주임은 틀림없다. 뭐라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단어가 아닐까 싶다.

좋은 재료를 통해 최고의 요리를 탄생시키고 또 그 요리를 통해 손님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그런 능력

단순히 요리에 대한 책임감만 있을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당연 최고의 요리를 하기에 요리에 대한 책임감은 당연 요구되지만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의 호흡과 컨디션... 이 모든 박자와 조건들이 잘 갖춰졌을 때 최고의 요리가 탄생할 것이다. 최고의 셰프가 되기 위한 조건들을 전부 말하라고 하면 아마 3박 4일은 걸릴 것이다. 그만큼 셰프로서 가져야 할 자세와 책임감은 너무 많다. 주방에서 일을 했었더라면 다들 알 것이다. 가족보다 더 많이 보는 주방 동료들. 그렇기에 직원들과 함께 잘 지내는 능력 또한 중요하다. 요리만큼이나 중요한 요리사들과의 관계

이것이 첫번째로 이루어져야 최고의 요리를 탄생시키는데 있어 중요한 조건이 될 것이다.


미슐랭을 따기 위한 그 여정

아직 나는 잘 모르겠다. 아직 나의 식당도 없고 그냥 일하는 셰프로서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컸기에

이러한 책임감을 하나하나 배워 나가야 하는 것. 이것이 내가 프랑스 파리에서 배워야 할 자세가 아닌가 싶다.

미슐랭 별이라는 큰 무게감과 부담감... 나도 그 순간을 느끼는 날이 올까

나의 여정은 이제 시작일 뿐, 아직 나는 배가 고프다. 계속 도전해나가고 싶다.




keyword
일요일 연재
이전 22화드디어 나도 파리에서 일하는 셰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