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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나도 파리에서 일하는 셰프

L'étoile

by 낭만셰프

L'étoile

'에뚜왈'이라고 발음을 하며 뜻은 '별'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셰프들에게 있어 별은 일반적인 의미와는 다른 조금 더 특별한 의미이다. 셰프들의 꿈의 무대, 명성 그리고 영광까지 다 갖춘 그곳, 미슐랭 가이드.

셰프들의 소리 없는 전쟁인 곳인 미슐랭은 '별'의 개수로 성적을 나눈다. 별 하나하나에 희비가 교차하는 바로 그 순간, 셰프들의 환호성은 갑작스러운 발표의 순간에 들린다. 그런 의미가 크기에 나에게 있어서 그 별은 사전적 의미를 넘어 새로운 의미의 '별'로 다가오게 되었다.


결국 프랑스 파리의 한 미슐랭 식당, 2스타를 가진 프랜치 파인 다이닝 식당 'La scene'에서 일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었다. 인턴으로서가 아닌 파리에서 당당한 프랜치 셰프로서 아시아인이 일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 과정은 결코 매끄럽지는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얻어낸 기회 결코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까지 오기까지 나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만족할 뿐이었다. 그것도 파리의 2스타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파리에서 총 16개의 미슐랭 2스타 식당이 있다. 처음 인턴을 시작했을 때도 2스타를 시작으로 이렇게 공식적으로 셰프로서 일하게 되는 식당도 2스타라는 것은 감격스러운 순간임에 틀림없다. 프랑스 파리, 요리사들의 꿈의 무대가 시작되고 또 끝이 나는 이곳. 나의 꿈에 조금씩 다가가는 순간의 첫 시작이 되는 곳이다. 이렇게 일을 잡았지만 아직 완벽하게 끝은 아니었다. 이제 비자를 신청해야 하는 고달픈 단계가 아직 남아있다. 서류 작업으로 아주 악명이 자자한 이곳 파리의 행정 시스템. 전에 몇 번은 경험해 봤지만 그것은 몸풀기에 불과했다. 비자발급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남겨둔 상태이기에 철저하게 준비하고 또 실수가 없어야 했다. 아직까지 프랑스어가 부족하기에 쉽지 않을 거라 예상되었다. 식당을 통해 필요한 서류를 발급받고 나머지는 스스로 해결해 나가야 하는 그런 상황.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또 찾아보고 정확한 정보를 알기 위해 거의 한 달 동안을 일과 병행해 가면서 밤낮을 지새웠다. 결국 모든 것은 정보력의 싸움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정보력을 바탕으로 이루고자 하는 꿈에 다가가는 것, 비자발급이 우선시되어야 했기에 게으름 따위는 사치에 불과했다. 여러번 파리 시청에 문의도 해보고 답을 기다리는 과정을 반복했다.


마침내 원하던 답을 얻어냈다. 이제는 비자를 신청해야 할 때. 비자를 신청하기 위해 서류를 내기 전 프랑스에서는 아주 중요한 것이 있다. '예약, 헝데뷰라고 불리는 것이다' 예약을 하지 않는 이상 입장을 할 수 없는 그런 시스템이 있다. 하지만 이 약속을 잡는 것이 경쟁률도 치열하고 또 프랑스 파리에서 일하고 싶은 외노자들이 많기에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시도 또 시도 그냥 계속 도전해 보는 반복적인 일을 해야 했다. 결국에는 약속을 잡고 준비된 서류를 제출하러 가는 길. 긴장된 마음과 또 서류가 잘못되면 어떻게 하지 하는 조바심에 체크 또 체크 여러번 검토해 본다. 필요한 것은 다 준비되었다. 직접적으로 직원과 대면하면서 서류를 하나하나 제출해야 했다. 최대한 아는 프랑스어 단어를 뱉어가면서 절심함을 보이면서 또 동시에 번역기의 힘을 빌려가면서 외노자로서의 어려움을 보여주니 결국에는 서류 검토 단계로 넘어가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여기까지 오기 쉽지 않은 길이었다.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해냈다. 그렇게 일에 집중하면서 비자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휴대폰 문자로 비자 승인 합격 결과가 나왔고 기쁜 마음을 식당 직원들과 공유하였다. 이제는 당당하게 프랑스 파리에서 일하는 셰프로서의 자격을 얻은 격이다.


이제 실물 체류증 카드, 외국인이 소지하는 주민등록증과 같은 작은 카드가 나오기까지 시간은 좀 걸리지만 이미 서류 통과 통보가 왔기에 어떤 두려움은 없었다. 하지만 이제 이건 시작일 뿐 앞으로의 파리에서의 도전에 있어서 작은 불씨에 불과한 한 과정일 뿐이었다. 프랑스 파리에서 일하는 셰프, 아마 누군가에게는 꿈이자 목표가 될 수 있는 그런 타이틀. 항상 겸손한 자세를 유지하며 지금 이러한 상황에 항상 감사해하며 경력을 쌓고자 다짐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아마 해외에서 요리를 하고자 하는 셰프들은 많을 것이다. 나는 이분들에게 과감하게 말할 수 있다. 일단은 시도, 도전해 보는 건 어떠세요? 당연 그 과정을 생각하면 절대 가볍게 말할 수도 없도 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없지만 일단 해보지를 못하면 그 결과가 실패든 성공이든 알 수 없는 법이다. 그 누구도 그것을 단정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일단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라는 겁이 많던 한 셰프를 꿈꾸는 청년도 도전해 보는데 다른 우리 멋진 셰프님들은 당연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임은 분명하다


드디어 나도 파리에서 일하는 셰프가 되었다.

아직 나아갈 길은 멀었지만 항상 이 초심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일밖에 남지 않았다. 그냥 계속 나아갈 것이다. 내가 원하던 그 요리를 하는 순간을 위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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