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했겠다
냉커피는 차가움을 잃어가지만
더 따뜻해질 수 없고,
따뜻한 커피는 따뜻함을 잃어가지만
더 차가워질 수 없다.
누군가가 미움을 잃어간다고 해서
따뜻한 모습을 곧바로 기대할 수 없다.
누군가가 잠깐 동안 차가운 태도를 보였다고 해서
그가 늘 냉정한 사람만은 아닐 것이다.
냉커피에게는 기대하지 않을 일들을
"사람"이라는 이유로
자연스럽게 혹은 당연하게 기대하는 경향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서
비슷한 사람 취급을 하면
섭섭하다.
그렇다고 내가 나의 많은 것을
양보할 것 같지는 않지만
나에게서 얻어내려는 것이 너무 뻔할 때에는
그것만큼은 그렇게 쉽게 손에
쥐어주고 싶지 않다.
혹은 그렇게 쉽게 줘보고는
반응을 보고 싶기도 하다.
결과는
예상한 것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이
함정이겠지만.
"좋은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좋은 사람"이라는 정의야말로
"인간적이다"
라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정의가
화자에 한해서 그 상대방이
착한 사람이기를 바란다는
개인적인 이익을 내포하는 기대로 들린다.
인간은 좋은 모습도 물론 있겠지만
나쁜 모습도 있다.
좋고 나쁨을 정의하기 애매하지만
이는 인간이 좋고 선하기만 하기를
염원하는 문구에 가까운 것일까.
누구한테 부탁해야 할 때는
자존심 누르고 부탁을 해야 하고,
화장실이 급하면
화장실을 찾아내야 하고,
돈이 없으면
빌릴 수 있는
"인간적임?"을 기대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내야 한다.
배가 고프면 음식 생각만 나고
옆사람이 있으면 먼 사람은 생각나지 않는다.
인간적이라는 것.
억지로 착하지 않아도 되고,
피하고 싶으면 피하고,
답장을 하기 싫으면 하지 않고,
로그 아웃을 하면 된다는 것.
누군가의 인생에서
내가 로그아웃을 했다고 해서
그네들의 인생에
큰 지진이 일어나지 않는다.
"로그인" 상태가 아니면
"상대방"으로서의 가치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변덕에,
실수에,
자만에,
자조에,
오만에,
친절함에,
불편함에
빠질 수 있는
자신을.
기억하게 된다.
또 누군가를 어김없이 만날 것이고,
어제 떠난 사람을 copy and paste
하겠다는 사람을
뒷모습으로 배웅할 것이며,
다시 누군가를 만날 것이다.
늘 그래 왔듯이.
인간이라서,
살짝 추운 하루였다. 인간이라서,
내 눈빛을 모른 척하는 너한테 섭섭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