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고 외칠 수 있었기에
자신 있었던 연애가
하루아침에 증발한 걸
인간의 상식으로 견디기에
좀 버거운 성향의 인간이 있었다.
습관적으로 너한테 연락하는 것
같겠지만, 너의 답장이 나에게는
우리가 있었다는 유일한 증거인 방식으로
나를 오늘도 숨 쉬게 하는 방식으로
연락이 뜸한 시간을 숨이 멎은 채도
살 수 있다는 것을 고스란히
깨닫고 있는 방식으로
가을 하늘 공활하고
빛 좋은 주말이 너무 싫다.
이러면서 빛을 쬐러 나온다.
아무도 찾지 않는 바람 없는 공원에
서로 다른 가족들이 100 명은
모여 있다.
마스크를 눈 위까지 올려서
울고 있다.
내가 외로워서 당신한테 연락하는 것
같겠지만
아닌데..
널 알았다는 기억이 내 존재라서
그래..
그래서 너에게 내 연락을 무시할
기회를 매일 주는 방식으로
어느 기분 좋은 날
네가 결국에는
시답잖은 나와의 연락을 끊기로
결정했을 때.
나에게 종일 폰만 잡고 있다는 말로
연락을 좀 그만 하라고 말하고 싶을 때,
나는
그 폰과 함께 땅에 묻힐까
두려운 방식으로
홀로 우는 눈물을
오래 견딜 사람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깨닫는 방식으로
그래서 나는 아는 거야.
내가 너를 두고 한 사랑이
얼마나 진실했는지.
집착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 상황을 견디고 있는 내 스트레스를
무시할 정도로 나는
너밖에 없던 거야.
그래서 슬픈 거야.
대체할 수 없는 사람을
잃고 사는 대가는
깨어있는 매 순간이
그 상실을 덧없이 채우기 위한
노력이라는 것을.
그래서 보란 듯이 우는 거야.
난 내가 내 인생에서 뭘 잘못했는지를
알거든.
집착이라는 단어가 좀 세다는 생각이 들어.
그 정도로 가봐서 끝이 얼마나 추하다는 것을
볼지언정 들리지 않는 남의 말이
얼마나 고상하든
당장의 손에서 널 놓고 살 자신을
찾고 싶지 않을 정도로 빠져버린 사람이
있다는 게:
계산할 수 없는 사랑을 아는 사람은 알아.
계산하려는 사람은 내 눈에 애초에 보일 수도 없다는 것을.
근데 그렇게 뻔뻔하게
변하는 나를 보면서 괴로움을 감수할 만큼
지키고 싶은 사람이 있어본 사람은 알아.
이다음에 사람이 없을 것이 두려워서
못 놓는 게 아니라.
못 놓겠으니까
사랑인가 생각이 되는 거라고.
결국 채우지 않은 심정을
안고 들지 않을 잠을 청하다
햇빛에 일어나야 하는 그 모든
일련의 순간을
그래도 내가 지금 견디는 게
너도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착각인 것과 완전히 무관하게
나는 내 사랑을 마주 보고 있어:
이 사랑이 너무 무거워서
떠나야겠다면 나는 보고만 있겠지.
버젓이 등을 돌리고 나에게 웃던 웃음을
다른 사람에게 짓고 있는 너를
구차한 거 아는데.
오늘까지만 답장해주라.
그렇지만 내가 아니라면
미워하지 않을 테니까
괜찮으니까
너에게 출구의 열쇠를
줄게.
그래서 난 안다/
미련이 어디까지
거짓말을 할 수 있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