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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tic Eagle Dec 26. 2020

상처 어떻게 해드려요?

Medium Rare, please

상처에 웰던이 웬말이냐 싶다가도

굿바이에 좋음의 의미 같은 건 없듯

웰-이라는 단어도 본질적으로 수지에 맞는 정도의

끝남이라는 뜻에 더 가까운지도 몰랐다:



웰던으로 굳은 심장보다는

어느정도의 상처가 보호하는

덜 익은 정도의 상처면 괜찮을 것도

같지만, 어떠한 잣대를 들이대든

한 사회에 소속된 , 한 조상의 가지에 종속된

한 인지 개체로서 견디는 쓰나미에

견줄 것이 아님에도

상처를 어떻게 해드리냐는 질문 자체가

와닿는 토요일이다.


슬픔에 잠기기에는

너무 울었다.


기쁘기에는

뭐.. 굳이.


한 존재의 세상이 무녀져가는 데도

특정 개체의 세상은 철저하게 보호되는 것만

같은 것을 보면,

결과적으로 내 인지 세상의 소유주는

나 인 방식으로

나의 슬픔을 아무도 건드릴 재간이 없듯

내 기쁨, 행복 또한 고유적으로 나의 것이자

내가 살아 숨 쉴 때나 고집적으로 유지된다는 것을

알아버리면



우울하게 있으려니 괜히

적자나는 기분이다.

그렇다고 막 좋아라는 건 아닌데

절대적으로 우울에 빠져있는 단위의 값과

기쁨에 빠져있는 단위가 같은 방식으로

그 무드가 조장하는 세상은 꽤

다르다.


그렇다고 진짜 세상 다 잃은 채 살았던 지난

5 개월을 다시 살아라고 하면

나는 똑같이 살았어야 했을 것이다.


그것이 내가 내 인격체와 이 개체가

인지하는 타인에 대한 기대, 실망 등으로

얼룩진 복합적인 혼돈을

답이 없는 방식으로 처리하는


고유의 피해의식 등으로 무장한

상실에 대한 내 자존심이었으니까.


지금 보이는 세상을 잃을 수 이미 없다.

그때의 세상을 숨 쉬는 의식으로

버텼듯이 잃지 않고 살았듯이

그리하여 지금

사후 확신 편향은

여전히 나의 서사적 자아를

쥐고 있는 방식으로

나에게

덜 슬플 수 있는 몇 개의

숨 쉴 구멍 정도는 주고 있는 것만 같았다.



죽고 싶다는 사람에게는

무한 적선의 감정을 느끼면서

생명력이 강한 상대 앞에서는

무한한 질투심을 느끼면서

알 것 같은 건.


생명력의 열쇠를 쥐고 있는 건

자신이라는 것이다.


그 인지 개체가

그 개체의 영혼과 육체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은

끊임없이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고

보호해야한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니라도

생명은 알았다.

이미 생존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걸 기쁘게 살든

우울하게 살든

기분과 무관하게

생명은 살 것이다.

죽을 때 까지.

그리하여 세상에서 단 하나

타협해도 괜찮은 상대가 있다면

그건 자신인 것이라는 것을.



자신의 불행하지 않음을 위해

자신을 불필요한 불행에서

건져내는 건, 그래도 지 라는 것을.


이끌려 나와봤다.


혼돈은 여전하고 상처도 여전하고

여전히 오열하며 그리운 사람 생각하며 울고

그와 동시에

요리를 해 먹고

커피를 마시고

운동을 하고,

그렇게 살아 있다.


10 시간 울 것을 10 분 울어도

그 슬픔은 같을 뿐이다.

다만 나머지 시간에 다른 일을

하는, 한 사람에게 집착적인 관성을

깨어가는 방식으로

나는 안다:


아직도 애틋하게

생각해야하는 사람 앞에서는

한 없이 약해질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안다.


사랑을 알아버린 사람은

자신을 잃은 것 같지만

잃었다는 개념과 무관하게 삶은

이어진다는 것을.



그래서 마음이 일치하는 장소에 산다는 것이

2021년 생긴 목표이다.

현실은 지나치게 단순하다.

그냥 날이 좋을 때

오늘 날씨 좋다. 하며 배시시 웃고 있을 때

당신이 나한테 눈길을 주지 않으면서

내 눈길은 싫지 않은 듯 씩 웃으며

담배를 마는데,

그런 당신을 보고 다시

날 좋은 경치로 눈을 돌리는 그

0.34 초 동안 벌어지는 일이

아주 가까운 물리적 거리에서

일어나는 것.



영원히 현실같지 않지만

영원히 그리워해야하는

실제로 일어나는 그 순간들.


That maybe is everything about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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