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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tic Eagle Jan 13. 2021

비자발적 밀당

“매장에서 취식하실 수 없습니다.9 시 전에 헤어집시다.”

들어갈 생각도 없었던 가게 앞을 지나다 보면

들어와도 앉을 수 없다는 글을 읽자마자

불필요하게 섭섭한게..


그 가게에 들어갈 뻔 했다.



자주 가던 단골 커피숍인데

음악, 커피, 분위기 모든 게

같았지만,

매장에서 음료를 마실거면

2만원 짜리 기본 디저트를 시켜야 한다는 말에



분명히 지금의

인간 재해에 의한 가장 안전한 조치임에도

내가 그 가게를 좋아했던 이유가

그 순간 증발한다.



what am I here for?

왜 버스를 타고 여기까지 왔는가.

노트북을 들고.

아..



난 그냥 나오기 그래서 5500원짜리

음료를 사서 나와 갈 데를 찾아다닌다.



어떠한 조건으로 모든 자발적으로

소용 가능했다고 여겨지는 상황을

더이상 내가 통제할 수 없을 때,

내가 그 장소를 찾던 궁극적 이유가

단지 음료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커피 한 잔 때문은 아니었음이렸다.



따뜻한 직원의 인사나

뭔가 커피를

찾는 본질적 이유 이상의 취급을

기대하고 있었다는 생각에

괜시리 뻘쭘하다/



그러한 옵션이 단절된 그 가게는

나의 아지트 급에서

한 순간에 폐허로

인지된다.

오지말자...



춥고 갈 데가 없는데

커피는 맛있다.

고민이 된다.

어쩌다 한 번 쯤은

이 커피를 마시러 올 만한 지도 모르겠다.



5500원 커피를

테이크

아웃으로 하면 50 퍼센트 할인을

하는 가게들이 있다.


좋은 원두를 반 값에

마셔서 좋은데,

2500원짜리 커피 맛이 나는 데 까지는

일주일도 걸리지 않는다.


5-6000원을 내고 마신다는

무게감으로 마셔야

좋은 커피인가...



한 요며칠

커피를 잊고 살 만 했다:

커피와 그 가격보다

더 원하는 게 있었다는 사실에

그 옵션들이 뺏긴 나는

집에 있는 커피에

정을 붙이기

시작한다.



내 “맘”대로

집을 나갈 수도 없다 이제는.

만만했던 상황과

조율 가능했던 자유가

정의를 빼앗겼다.



꿈은... 이루어지나?

원하는 모든 게... 이루어지나?


인간이 판단하기 이전에

현상이 이기고 만다:

지금 상황으로 인해

절약되는 만큼

들어오는 돈도 절약되고 있다.



세상이

나를 원하지 않는다.

알바는 29 까지만

구한다.

이런 상황이 나의 자존심을

함부로 정의하지 않게 나를

보호해야하지만

잔고 앞에서

존재하는 물질이 묻는

질문에는

no comment만 연발할 뿐이다.


“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사회에서

인간의 행동이 통제당하고 있다.


존재하는 본질적인

기능에 의해

통제당하는 이중적

존재로 전락하면서

모든 임시 상황을

제외하고도 나를 정의해야 한다면

나는 무엇이어야하는지 질문끝에

답은


질문에 있었다.


나는 무엇이라는 것.


무엇”

Χ factor.


피하는 눈빛들 속에

맞춰지는 눈빛들이

새삼스럽다.



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눈치를 보면서


사는 중”이다:




일단은 9 시에 헤어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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