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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tic Eagle Oct 01. 2023

역사와의 I -contact

오늘은 나만의 것이 아님을


장시간의 비행과 기다림 속에서

인내를 대하는 본인의 정도를 목격하는 중이다



그래도 중간 중간

음식과 음료와

무작위적

아이컨택은

내가 “아는 사람”없이도

이 세상에 있었음을

느끼게 했다



다시

말해서

통용되는

비자 카드

하나가





내가 존재하는

세상의

어느

정도는 유지시키는

듯 보였다




쪽잠만 잔 지도

세번 째 날이

되어가고 있다




얼굴이 급속도로

노화를

겪지만

뭐 아는

사람이 없어서 안심하는

순간에도

본인의 눈치는

봐야 했다





3일을 잠 못자고

다른

나라에서 헤매고 있다보면



인생에

대한

생각보다는

당장

채울 배와

축일 목이 우선이다






일단은

이 순간을 살아서

모면해야 했다






아무리 양반행세를

하고 싶어도

창가 자리에서

화장실에 가기 위해

복도 자리

사람을

깨워야 하는 건

피할 수 없기에

나는 양반이 아니라고 치부하는 순간에도

그 순간을

피할 수 있는 양반은 없음 정도는

잘 알았다






매 끼마다 와인을 먹겠다는

나를



특유의

방식으로 쳐다보는 건

승무원의

사정이고





나는

언제 또 탈지 모르는

이 항공기의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

블랙 커피는 마시고 가겠다는

목적은 잃지 않았다



하지만




기내에서

와인에

취하고 체한

사람은

욕심 부리던 것을

공중에

다 돌려놓고

그리고 고대하던 아침도 먹지

못하고

타이레놀과 눈물만

삼키면서

땅에 도착한다




아직도 잠 못드는 중이다




이것 저것 볼 게 많지만

무엇을 보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안네

프랑크의

집에 다녀왔다




나치의

무자비함과

소녀가

간직한 꿈이

얼마나 이른 나이에




이렇게

이루어졌는지



그러나 그렇게

사라졌어야 했는지에

대한

생각에

잠긴다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 why..


..








동시에




4.3사태에서

아버지와 형이 눈 앞에서

총살당하는

것을 보고 어린 나이에

인천 형무소로 끌려간

친할아버지를 떠올렸다




돌아가시기

2 년 정도 전에

무죄로 다시 판결받고

미국으로 초청되셔서

사과도 받고

평생의 한을 조금은 푸시고

2 년 전에

그리워하던 형님과 아버지 곁으로

돌아가셨다








인류는 이렇게

역사의

아픔을 가슴에 묻고 살아야 하는

가치와

현대의 발전을 누릴 가치

사이에서 상충하는

어떤 감정을 느껴야 한다





내가

살아도 되나

싶을 정도의

송구스러움










그리고 내가 있다

여기에





피로 물든 역사의

순간들이 이룬 자손들의

삶이

이어진다




내가 보는 것들이

먹고 만지고 느끼는 것들이

그 때

고통받던 사람들의 누렸어야 했던

것인지도 모르지만

시간 시대 관념 사상 독재를

건너뛰고는 이룰 수 없던

것들이 있었던 것 같다




현존하는 사람들도

자손을 낳으며 인류의 역사를

존속시키는 중이다




아주 현대적으로




내가 그 때 사는 사람이었어도

나는 그 때 사는 사람이 겪었던 것들을

그것이 현실이었기에

겪어냈을 것이다



그것이 현재였기에




지금 나도 내 나름의 현재를

살아내는 것처럼




현재의 두통을

달래보려는 것처럼




그러나 삶의

한 시점에서는

늘 내가 누리고 살아내는 것이

내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는 방식으로

덜 오만하게

삶을 대하고 싶을 뿐이다








네덜란드 북쪽 끝 바다의

새벽은 그린 라이트가

여기

저기서 보인다




위대한 개츠비의



그린라이트처럼



나에게도

나의

Daisy 가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한다





어쩌면

라임으로 치부될 수도 있지만

Day  by(e) Day

그 하루 하루의

모든 순간에

이미 나의

데이지가 있는지도 모른다





인생 전체를 보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상

하루 하루만 감당할 수 있다는 것.






늘 내가 좋아하는 마무리이지만



첫사랑이든

끝사랑이든

기억 속을 어떻게든 뒤져서

그 때의

우리를

기억해내는 것으로

장면은 전환되었다





새벽6 시가

36분이

지났다




아직도 어둡지만

저 그린라이트는

계속 반짝거리는 중이다



My Daisy, Do I still have your heart?

Can I still Miss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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