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omantic Eagle Oct 02. 2023

모기가 나의 안부를 “물어”본다

혈중 우울 농도 좀 체크하고 갈게요, 흠 또 술을 드셨군요!



처음에 헤매던

공항을 떠나는 날에는

시야가 비교적 넓어졌다



여유있게

돌아보고

여유있게 비행기를 기다리고



보이는 게 많지만

시간은

부족한 정도가 아니라

없다



돌아가는 여유가 선사하는

마음은

하지못한 많은 것들을

떠올리게 했지만



그 때 하지 않은 것들은

다시 돌아가도 하지 않을 것이었다



혼자만의 추억이

몇 장면 더 쌓인다




아직 비행 시간이

많이 남았다



먹지못한 것들

사지 못한 것들

하지

못한 말들을 또

추억에 묻는다




하루에도 몇 천 개의

비행들이 일어난다

그 중 세 편의 비행기를

탈 예정이다




내 계획은 아닌 것들

그러나 모든 스케줄들이

일어난다 동시에

그리고 약간의

시차를 겪으며




그 중에

내가 있다




지금 중요한

upcoming event는

10월 4일 무사히 출근하는 일이다




매 순간을 여유있게

살고 싶지만

처음 겪는 것들에

여유를 부릴 수는 없었다




삶이 이어진다



어제의 눈치를 보지도

내일을 계획하지도 않은 채

흘러가는

시간 속에

내가 있다






때로는

모기가 나를 물어서

나도 살아있는

생물임을 깨닫고는 한다




모기도 이렇게 안부를

“물어”오는 데



나의

안부가 궁금하지 않은

어제의 인연들을

생각하며




내 안부에 아주 많은 간섭을

하시는 엄마의 마음에

대한 생각을

한다




물어와야 반응을 하지만

때로는 반응부터 해야 하나

싶다








그러나 항상 내 마지막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하한선에서

모든 것들은 망설여졌다




그러고 있으면

항상 모기는




배를

채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작가의 이전글 역사와의 I -contact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