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중 우울 농도 좀 체크하고 갈게요, 흠 또 술을 드셨군요!
처음에 헤매던
공항을 떠나는 날에는
시야가 비교적 넓어졌다
여유있게
돌아보고
여유있게 비행기를 기다리고
보이는 게 많지만
시간은
부족한 정도가 아니라
없다
돌아가는 여유가 선사하는
마음은
하지못한 많은 것들을
떠올리게 했지만
그 때 하지 않은 것들은
다시 돌아가도 하지 않을 것이었다
혼자만의 추억이
몇 장면 더 쌓인다
아직 비행 시간이
많이 남았다
먹지못한 것들
사지 못한 것들
하지
못한 말들을 또
추억에 묻는다
하루에도 몇 천 개의
비행들이 일어난다
그 중 세 편의 비행기를
탈 예정이다
내 계획은 아닌 것들
그러나 모든 스케줄들이
일어난다 동시에
그리고 약간의
시차를 겪으며
그 중에
내가 있다
지금 중요한
upcoming event는
10월 4일 무사히 출근하는 일이다
매 순간을 여유있게
살고 싶지만
처음 겪는 것들에
여유를 부릴 수는 없었다
삶이 이어진다
어제의 눈치를 보지도
내일을 계획하지도 않은 채
흘러가는
시간 속에
내가 있다
때로는
모기가 나를 물어서
나도 살아있는
생물임을 깨닫고는 한다
모기도 이렇게 안부를
“물어”오는 데
나의
안부가 궁금하지 않은
어제의 인연들을
생각하며
내 안부에 아주 많은 간섭을
하시는 엄마의 마음에
대한 생각을
한다
물어와야 반응을 하지만
때로는 반응부터 해야 하나
싶다
그러나 항상 내 마지막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하한선에서
모든 것들은 망설여졌다
그러고 있으면
항상 모기는
배를
채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