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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tic Eagle Oct 28. 2023

새로운 생각이 입점하십니다

있던 생각들이 하나 둘 씩 '임대'를 붙이기 시작한다

어제 

어디에서 

어떤 쓰레기를 

버렸음에의 

약소한 죄책감을 

느끼듯




어떠한 행동에 대한

비합리적인 죄책감은 

어김없이 

여유있는 시공간에 찾아오지만



이내



그 기억을 

좇는 건 

'본인'의 

'기억 회로' 설정의 

문제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

이내

느끼던 죄책감이나 

일련의 잘못한 '감'도

무효가 되었다.




그러나



꾸준히

시시각각 변환하는 

프레임의

첫 감정으로 



일련의 

죄책감이

등장함은




피하기 어려웠다.




어떤 감정을 

피하기 위한 전제는

'느껴야 함'이었고, 




이전에는

그 '느껴야 함'에 

갇혀서

몇 달을 

고통에 지냈지만, 



이제는 

고통을 감당하는 데 

있어서도 '경력'이 

생겨서 그런지




절대적으로 

그려려니 해야 함만

남아서




불쾌하고자 하는

내 자아의 관성과

 싸우는 중인 것 같다. 





속 시끄러워서

집을 나왔는데

밖은 더



시끄러웠다.




속시끄러움을 

혼자 감당하기 버거울 때에는

집을 나오는 건

약간 무조건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이렇게 데리고 나오면

약간의 부작용이라고는

집에 들어가기 싫음에 

있었다. 




물론 아무도 

없는 집이지만, 













유명해지는 게 

목적은 아니지만

잊혀지지 않고자 

노력하는 것은

유명해지고 싶음의 맥락과 

다르지 않은 듯 보인다






전화 울렁증이라기 보다는

불편을 회피하고자 하는

본능에 가까웠고






'같이'의 터널을

탈출함에 성공한 자는

'같이'를 환상할 수는 있어도

다시 '같이'를 감당하는 데에는 

제대로 서투른 것 같다







언제나 새로운 만남이

나도 혼자가 아닐 수 있음에의

상상에 미소짓게 하지만





새로운 '당신'이

처음으로 

 나를 

그냥 

내버려 두고 




정색을 입고,

담배를 피러 보란듯이 

내 시야를 벗어나는 

장면이 재생되면



닫힌 문

안의 나는

익숙하지만서도 

잊어야했던 

기분과 

함께

태우고 있는 그대의 말보로의 향기에 

완전 패배한다. 




또 

여기구나. 










나는

일상적 외면도

잘 못 견디기에 

어쩌면 

아무도 못 만날 지도 모르지만




매일 만나는 건

사람이었다. 




매일 헤어지는 것도

사람이었다. 





너도 좋아하지만

결국

나도 좋아해야 하기에 




해야 하는 선택들이

때로는 그 상대의 

담배를 태우고 

때로는 나를 애태우는 

순간에도 





어떤 장면에 

한 개인이

이입하는 

정도에 따라



개인이

그 상황을 이해하는

정도는

달랐다. 







결국

각자 

살아가는 인생의 

정거장에서

혼자

우두커니

서 있다. 






그러면서

해 뜨는 것도 보고 

해 지는 것도 보며

그렇게 세월을 

본인의 한숨에 입힌다






밀려오던 생각들이 

썰물을 만나는 나이에 

도달한 것 같다





새로운 생각들이 입점하고

있던 생각들이

하나둘 씩 

임대를 붙인다. 





그러나 들어오는 

생각도 거의 없고, 

있던 생각은 그 효력을 잃어서

힘을 잃은 

10월 말의 모기처럼

하릴없이

자취를 드러내며

머릿속을 맴돈다. 







좋은 기억도 

다 잊혀질까 

두렵지만




가장 아픈 것을 잊기 위해서

희생해야 할 첫번째

리스트는



가장 아름다웠던 기억이라는 

것을 깨닫는 중이다. 






일단의 고통에서

벗어날 자격이 있기에 

첫사랑을 성공적으로 

잊어가지만, 






비어가는 

그 자리에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사람'이 

아닐 수 있다는 것도

함께 이해하는 과정에서 







흘려야 하는 

눈물의 온도가 




이 애매한 추위를 

상쇄하는 

토요일의 어느 

즈음이다





Theo Von

이 정의한 외로움은

아무도 자기를 가지지 않음에서 온다고 

했다. 

'No one has me.'




무슨 말인지 

정확하게는 몰라도 

그 말의 느낌이 

내 척추를 관통한다. 




결국 우리는 Loneliness 

때문이 아니라 

Oneliness 에 의해 

항상 느껴야 하는 

고유한 '그것'을 

일단은 벗어날 수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인간이고

그래서 외로움을 

사는 재미도 느낄 수

있는 것이

인간임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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