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omantic Eagle Mar 30. 2024

계산은 할건데요, 제 목소리는 못 드립니다.

목소리는 드리겠는데요, 시선은 못 드립니다.

집에 뭐라도 좀 

사갈까 싶은데


집에 '사람'들이 없으면

그냥 말지 싶을 때,



'나'는 '사람'이 아닌가

싶다.







'나'를 위해서만

어떤 음식을 

사서 포장해서

집에 들고 가는 수고를

해야 한다면





잠깐 망설여지는

건 사실이었다. 



그러다

만약

집사람이

없어서



그 음식을 사지

않겠다면




애초에 

그 음식을 

먹고 싶은 것이

'나'였는지



그 음식을 집에

가져갔을 때

'반응'이 

고픈 것인지,



혼자 먹는다는

개념이 선사하는

일련의

사회적으로 학습된

'이기심'을 느끼기

싫었던 것인지,



길가와 엘리베이터에

냄새를 풍기며

이 음식을 

가지고 집으로 간다는 

상황이 느끼게 하는 

일련의 '감정'을 투영할

대상이 필요했던 것인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었다. 







그냥

그 음식을 

별 생각 없이

사서 먹고, 

살도 쪄보고 

그렇게 살기로 

결정을 해버리니




마음은 편해지지만 

역시



무언가를 

특히 음식을 

사고, 



그 특정 음식이

먹고 싶어지는 

마음이 들게 하는 

장면은 



'기억'과

'연결성'이 조장하는

사회적으로 학습된

'욕구' 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together'.




(이러면 아이들은

'아이스크림'이라고 

자동 반응을 한다.

여기에 웃어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며 나를 비웃어본다 ㅋ) 










커피를 마시면

단지 커피를 마시겠다는 것 보다는

그 커피의 향과

커피가 전달되는 순간에

돈을 지불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불만족스러운

교감을 추구하는

가게에는 

갈 수 없게 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을 것 같다. 









어떤 

'장소' 

'나라'

그리고 '사람'에게 




가고, 에너지를 주고,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은




단순한 작업이 아니었다. 






내가 돈은 내겠는데

목소리는 주고 싶지 않은

상황이 있다. 




내가 목소리는 내겠는데

눈길은 주고싶지 않은 

상황이 있다. 




이처럼




때로는 돈보다는

내 목소리의 가치가

더 있음을 안다. 





때로는 영혼없는 말로 

시선없이

모면하고 싶은

순간이 있다. 





감정의 오고 감.


시선의 오고 감.


마음의 오고 감. 


재화의 오고 감. 





모든 것들이





무의식적인

'대가'를 바라는 것 같지만

어떤 '대가'도 

받아보면

충분하지 않음을

안다. 





가졌음이 나누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하지만

나누다 보면

애초에 가진 것이 

없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사랑을 나누려고

쌓아두지만,



나누다보면

고갈되는 마음과 시선에



허탈함을 감출 수 없다 








그래도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듯이




오늘 상한 자존심은

내일의 태양이 

유통 기한을 

연장해준다. 





오늘 박살난 자아는

내일의 비가 달래주며




허탈함은 

아메리카노 몇 잔이

극복시켜 준다. 






'커피'

'맥주'

'치킨'

'여행'

'다이소'

'씨유'

'유튜브'



이러한 일련의

단어들은



혼자 있음에도

연결되어 있음을 상징하듯




오늘도

유유히

곧 지는 벚꽃을 보러

집 앞 공원에 

커피를 한 잔 들고

걸어다닐 것 같다. 





사람들을 보면서,

혹은 보지 않으면서




누군가에게 목격되면서

혹은 투명인간이 되면서





.





어떤 상황이라도 좋다. 






때로는 좋지 않다는 의견보다는

좋다는 의견을 지지할 때

좋은 인생을 살 수 있음을 

알아가는 중이다. 






작가의 이전글 사랑이 '무료'일 때의 부작용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