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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민 Apr 07. 2021

<B컷 시선>을 보내며

<b컷 시선> 계약 종료를 알립니다.

안녕하세요, 청민입니다.


저의 첫 번재 책이자 제 1회 브런치북 프로젝트 대상을 수상했던 여행 에세이 <b컷 시선> 계약이 종료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사실 지난 늦겨울 계약이 종료되었는데 먹고 사는 일이 빠듯해 늦게 소식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카카오 브런치를 만난지도 벌써 6년이 되어갑니다. 글 쓰는 사람들이 더 글을 쓰고 싶게끔 만든 새로운 플랫폼이었고 저는 주변 지인의 추천으로 다른 이들보다 조금 더 일찍 브런치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브런치에 첫 글을 쓸 때가 아직도 떠오릅니다. 당시 저는 졸업을 유예한 아무 스펙 없는 스물다섯 대학생이었는데요, 당시 브런치엔 너무너무 대단하게만 보였던 전문 직장인들의 글이 끊임없이 왔습니다. 그들의 대단함에 기가 죽어서 브런치 가입을 하고도 한참을 아무 글을 올리지 않으니, 브런치를 소개해 준 지인이 왜 아무 것도 올리지 않느냐고 채근하기도 했습니다.


그들 사이에서 저는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요. 아무리 고민해도 멋드러진 것들은 제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전긍긍 한참을 두려워하다 에잇 몰라! 그냥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걸 해보자 싶었죠. 그렇게 처음 올린 글의 제목 <스물다섯, 그 초라한 풍족에 대하여


가진 것이라곤 세상 물정 모르는 솔직함 뿐이던 시절. 저는 브런치를 만나 과분한 기회를 얻었습니다. 무언가를 썼고 저를 아껴주는 사람들을 만났으며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첫 책을 냈습니다. 당시 브런치에선 '크리스마스 이브에 첫 책이 나온다'는 로맨틱한 슬로건을 내세워 제 1회 브런치북 프로젝트를 열었고 저는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덕분에 크리스마스 이브에 카멜북스와 함께 작업한 <b컷 시선> 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다 지나서 하는 이야기지만 당시 프로젝트 발표는 10월 30일이었고, 서점 배본은 12월 24일 이전에 해야하는 무리한 일정이었습니다. 하하. 너무 힘들었어요! 출판사 당당자 분들께서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시간이 지나 저는 출판사에 다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출판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되고서야 그 당시 제가 가진 것들이 얼마나 눈부셨는지 어렸는지 서투르지만 아름다웠는지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한동안은 괜한 부끄러움(...)에 침대에 머리를 파묻는 밤도 많았고요.


<b컷 시선>도 세상에 나온지 벌써 6년이 되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지난 겨울, 카멜북스와의 계약은 종료되었습니다. 책을 내고도 5년 동안 꾸준히 새롭게 출간된 좋은 책들을 보내주시며 신경써주셨던 마음들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여전히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어요. 이렇게 우리의 시절은 지나가지만 고마웠고 소중했던 추억은 앨범에 오래오래 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적는데 계약 종료 소식 먼저 전달해 죄송합니다. 그래도 더 늦지 않게 용기를 내 얘기해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2015년 부터 청민의 글쓰기를 좋아해주신 분들, 꿈을 응원해 주셨단 카카오 브런치 관계자 분들, 멋진 경험을 선물해 주신 카멜북스. 너무너무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도 부지런히 무언가를 쓰는 글쓴이로, 열심히 걷는 사람으로 자라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 <B컷 시선> 계약은 종료 되었지만, 판매는 계속 됩니다.



* 더불어 오래오래 휴재였던 청민의 브런치는 다시 연재됩니다. 매주 토요일 밤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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