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마언니 Sep 16. 2022

우연히 작년의 너와 마주한 날


스포츠센터 들어서는데 누군가 ‘로이!’ 하며 굉장히 반가워해주었다.

수영레슨을 받고 있으니 당연스레 수영레슨의 스탭 중 한 명일거라 생각했는데 어제 본 것치고는 너무 반가워해 나 역시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작년 여름 아이는 해당 스포츠센터 여름학교를 2주 다녔다. 여름학교는 처음이라 2주 우선 다녀보고 그 이후 추가로 더 다닐지 말지 결정을 해야겠다 맘 먹었지만 올 여름도 그랬지만 작년 여름 또한 이탈리아는 무지막지하게 뜨거웠다.

오후5시까지 간간이 물놀이를 하긴 했지만 햇살을 피할 곳이라곤 겨우 그늘 천막 뿐인 곳에서 놀고 온 아이는 탈진 수준이었고 마지막 주 며칠은 다른 어떤 아이가 머리카락을 자꾸 잡아 당긴다며 더는 가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래! 네가 가고 싶지 않다면 그만 가자 우리”


올 여름, 아이에게 또다시 물었고 아이는 그때의 기억을 다시금 떠올리며 싫다고 해 올해 역시 우리에게 여름학교는 없었다.


그는 당시 여름학교 선생을 겸했었던 모양이었다. 올해도 아닌 작년, 고작 2주 다닌 수 많은 아이 중 나의 아이를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 로이는 너무 귀여웠어요, 사진과 동영상도 내게 있는데 보내줄께요


수 많은 서양 아이들 중 동양 아이는 눈에 띌 수는 있다. 하지만 짧았던 그 시간 속의 아이를 기억하고 한 걸음에 달려와 먼저 반겨주는 그 마음이 너무나 고맙다.


건네 받은 작년의 나의 아이가 작고 귀엽다.

매거진의 이전글 언젠가는 내게도 방학이 있겠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