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초등학교 A반
엄마! 친구들이랑 선생님이 놀려..
심장이 쿵 내려 앉는 듯 했다
드디어 올 것이 왔나, 우리학교는 괜찮을 줄 알았는데 역시 아니었나, 전학을 해야하나, 어디로 가야하지..
짧은 순간에 별별 생각을 다했다
뭐라고 놀리는데?
코가 없데, 내 코 어딨냐고..
…..
뭐라 대답해야 좋을 지 몰랐다
서양인 시선에선 상대적으로 동양인은 코가 없어 보일 수도 있기에 정말 단순 궁금증이었을까?
인종차별이었을까?
그래서 어떻게 했어? 놀리지 말라고 했어?
자라고 있다고 했어!
나, 앞 니 빠진 것도 지금 자라고 있잖아
코도 천천히 자랄거라고 했어
유치에서 영구치의 기로에 선 아이의 상상력은 그저 감동이었다.
그리고 내 코가 너무 말랑말랑하데
로렌조도 만지고 라파엘레도 만지고 루이셀라 선생님도 만지고 웃었어
그래서? 기분이 나빴어?
아니! 그건 아냐
로렌조는 나처럼 코가 안 말랑해, (요리조리 코를 비틀며) 이렇게 막 안 움직여, 아무도 나처럼 말랑말랑 안해
루이셀라 선생님이 마시멜로우 처럼 말랑 말랑 하다고 만지면 기분이 좋아지는 코 라고 했어, 로이처럼 달콤한 코를 가졌다고도 했어
다행히 걱정하는 일은 아닌 듯 했다.
잘했네!
로이는 어때? 친구들이랑 달라서 싫어?
아니! 나는 내 코가 좋아
로렌조는 코가 안 움직인다니까!
엄마! 로렌조는 거짓말을 많이했나?
그래서 피노키오처럼 코가 길어졌나?
잠시 아이는 생각에 빠진 듯 하다 뭔가 알아챘다는 듯
알겠다! 하곤
엄마! 나는 거짓말을 안해서 코가 안 길어졌나봐! 했다.
모든 걱정이 사라졌다. 나보다 낫네.
그런가보네,
로이는 거짓말 안해서 코가 피노키오처럼 안됐네
말랑한 코 계속 가질려면 거짓말 하면 안되는거야 그치?
응응, 알겠어, 루이셀라 선생님한테 다시 말해야 겠다
나는 거짓말 안해서 코가 안 길어졌다고
그래 그러자..
어쩜 넌 계속.. 코가 안 길어지겠구나..
엄마 속으로만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