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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미로부터 Feb 04. 2020

[19/100] 꽃과 함께하는 출근길

기분이 좋거든요.

2/4(화)의 기록 [ 19/100 ]

기상 시간 5:45

아침 스트레칭 6분

집에서 나온 시간 6:39

출근 시간 7:06


우리 회사는 오픈 데스크 형태다. 수평적 & 오픈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임원진의 방도 없고 파티션도 없다. 그러다 보니 개인의 사생활과 깔끔한 뷰를 유지하기가 어렵기도 하다. 내가 좋아하는 글귀나 사진을 붙여놓을 공간도 없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인 공간을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보니 - 이렇게 달력으로나마 나만의 미니 파티션을 만든다. 최소한의 나의 영역을 표시하는 것이다.


달력을 2개쓰면 파티션도 되고, 일정 체크에도 좋다


또 하나의 아쉬운 건 View다. 예전에 창가 자리에 앉게 되었을 때는 내 옆의 뻥 떨린 공간과 멋진(?) 논현동 뷰가 보였는데 지금은 팀원들 사이에 앉다 보니 쾌적한 뷰를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 단순히 양 옆뿐 아니라 내 주변에 앉은 사람들의 책상도 모두 눈에 들어온다. 누군가가 책을 쌓아두었구나, 누군가가 어떤 물건을 쌓아두었구나 등등이 모두 시야에 들어오는데 이게 가끔은 힘들 때가 있다. 집에서도 뭔가 어지럽혀있는 것에 대해 참지 못하는 성격인데 (완전히 방치하거나 완전히 청소해버린다) 내가 건드릴수 없는 영역이 매일 보이니 그게 가끔 예민할 때는 꽤나 신경이 쓰인다.


그래서 내 선택은, 꽃이었다.

어제 퇴근길에 강남역까지 걸어가서 오랜만에 꽃집에 갔다. Snow fox라는 꽃집에 가면 꽤나 적절한 가격대에 예쁜 꽃들을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다. 어차피 꽃병에 꽂아둘 거니까 예쁜 포장도 필요 없고 딱 비닐포장으로 몇천 원이면 살 수 있다는 게 엄청난 장점이다. TMI로 얘기하자면, 사실 우리 동네에는 엄청 큰 양재 꽃시장이 있는데, 생화를 더 많이 & 싸게 살 수 있지만 손질이 안된 꽃들이라 장미 같은 꽃을 사면 날카로운 가시에 손을 찔린 게 한두 번이 아니다. 간단하게 살 거면 Snow fox가 딱 좋다. (깔끔하게 손질이 되어있다)


벌써 봄 같다.


붉은 장미꽃 5,800원 + 안개꽃 한 가닥 1,500원 = 7,300원으로 꽤나 즐거운 퇴근길이 되었다.

누군가에게 선물 받는 꽃도 좋지만 내가 사는 꽃도 기분 좋다. 나에게 기분 좋은 에너지를 선물하는 기분이랄까. 생생함이 가득한 꽃을 보면 내가 더 생기 있어지는 기분이다.


이번주를 열정적으로 보내자는 마음에 붉은 장미!



어제 꽃을 들고 퇴근하는 길에도 오늘 아침 꽃을 들고 출근하는 길 모두 즐거웠다. 회사에 와서는 바로 꽃병에 꽂아두었고, 내친김에 팀원에게 선물했던 미니 화병에도 꽃을 꽂아두었다. 같이 기분 좋아지길 바라면서.



이렇게 뷰가 조금은 생기 있어졌다. 이번 주는 이렇게 계속 기분 좋을 것 같다.


오늘도 잘 일어났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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