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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진곤 Sep 09. 2018

부동산 정책기조가 바뀔까?

내가 가진 부동산에 대한 신념 

필자가 처음 대학생이 되었을 때, 전혀 그렇지는 않지만 모범생 같은 필자의 이미지 덕에 투표로 1학년 과대표를 맡게 됐다. 과대표를 하게 되니 자연스럽게 학생회에 출입하게 되었고, 당시 단과대 학생회장과도 친하게 지낼 수 있었다. 당시 단과대 학생회장은 다른과 복학생 형이었는데, 늘 자상하게 후배들을 챙겨주고 곧잘 밥이나 술도 잘 사줘서 참 좋은 선배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필자의 동기 친구가 말 oo라는 양담배를 피니 그 학생회장 형이 " 이런 부르주아 같은 놈이 양담배를 피네! " 라며 농담처럼 이야기했다. 처음에는 부르주아라는 단어가 생소해 무슨 뜻인지 몰랐다. 그냥 " 부자 "를 얘기하는 건가 생각했을 뿐이었다. 


그 학생회장 형과 다른 1학년 과대표들과 술자리를 하게 되었다. 술이 한 잔 들어가자 학생회 회장은 미국을 역적이라 표현하며, 이 세상은 부르주아가 프롤레티아를 착취하는 구조라는 거다. 그러면서 북한을 계속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당시 20살인 필자가 듣기에 논리도 없고, 작은 사실을 마치 모든 사건의 접목시키는 일반화의 오류가 심해서 듣기가 불편했다. 무엇보다 피해의식이 너무 많이 깔린듯한 얘기가 많았다. 한참을 듣다가 필자가 반론 비슷한 얘기를 하자 그 선배의 눈빛이 날카롭게 바뀌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 눈빛은 잘못된 종교에 빠져 있는 사람들의 눈빛과 흡사했다. 신념이 종교를 만들었구나! 순간 생각했다. 


그 이후로 필자는 그 학생회장을 피해 다녔다. 모든 세상이 잘못됐고 적폐라고 얘기하는 것도 싫었고, 부르주아들 때문에 본인들이 착취당한다는 주장도 듣기 거북했다. 무엇보다 본인의 생각이나 신념을 마치 정의 인양 다른 사람들에게 강요하고 주장하는 게 더 싫었다. 학생회장 형은 항상 정의를 외쳤다. 하지만 정작 본인이 피운 담배꽁초 하나 쓰레기통에 제대로 버린 적이 없었고, 학교에서 시험 볼 때는 어떻게 하면 커닝해서 시험을 잘 볼까? 고민하던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정의를 운운하는 게 보기 싫었다. 


왜? 미투 사건이 운동권 정치인들에게 더 많을까? 운동권 출신들은 대의를 위해선 작은 것은 무시해도 된다는 특징이 있다. 똘똘 뭉친 그들의 관계는 폐쇄적이며 가족적이다. 합숙도 많이 해서 남녀 간 성의식도 일반적이지 않은 편이다. 물론 다 그렇지는 않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불미스러운 미투 사건들도 이런 맥락에서 생각하면 원인과 결과가 잘 도출된다. 


이들의 특징은 항상 남 탓을 하는 경향이 있다. 본인이 잘살지 못하는 것도 부르주아 혹은 자본가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부르주아 혹은 자본가는 타도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는 전복해야 하는 대상 바로 적폐 세력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을 늘 삐딱하게 바라본다. 세상을 한쪽으로 바라보니 현실과 동떨어진 전망이나 대책들을 내놓는다. 유추하건대 예전 부동산 폭락론을 주장하던 부동산 전문가도 바로 운동권 출신일 거라 예상한다. 그의 글에는 언제나 자본가, 재벌, 언론, 그리고 부르주아에 대한 분노의 생각들이 담겨 있다. 그렇게 세상을 바라보니 극단적으로 한쪽으로 치우친 전망을 마치 정의인양 신념처럼 주장하는 것이다. 


물론, 재벌도 자본가도 언론도 잘못한 부분이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세상의 이 모든 세력들을 적폐로 단정한다고 우리 사회에 도대체 어떤 이익이 있을까? 부정부패를 못 저지르게 시스템을 정비해야지 이들을 적폐라고 인민재판식의 여론 조작은 옳지 않다. 


그건 그렇고 필자의 전문분야인 부동산에 대해 얘기해 보자. 부동산 정책이 왜 바뀌지 않을까?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시는 분들이 신념이 강할 거라 유추한다. 아무리 밖에서 얘기를 하더라도 부동산 정책을 현실적인 경제 논리보다는 이상적인 이념이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정책은 올바른데 부동산 가격을 올리는 건 투기세력들 때문이라고 남 탓을 하며, 부동산 시장 참여자들을 모두 부르주아 계급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의를 위해서 억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의를 위해서는 작은 희생은 얼마든지 감수해야 한다. 시장의 부작용이 얼마가 있는지 관계없이 대의를 위해서라면 감내해야 할 부분이다.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당분간 정부의 부동산 정책기조는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정책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고 이런 식으로 부동산을 억압하는 정책은 누르면 일시적으로 눌릴 수는 있지만 용수철처럼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부작용만 야기할 것이기 때문이다. 


안타깝지만, 세상을 바꿀 수 없다면 나와 내 가족들 그리고 주변 지인들이라도 부동산 정책 부작용에 피해를 입지 않아야 한다. 그게 바로 내가 가진 부동산에 대한 신념이다! 


https://blog.naver.com/readingfuture   미래를읽다 투자자문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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