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진곤 Nov 09. 2019

명의는 약을 함부로 쓰지 않는다.(분양가 상한제 전망)

분양가 상한제에 이후 부동산 시장 전망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최근 분양가 상한제를 발표했다. 분양가 상한제 발표 전부터 서울 시내 신축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한 시장 참여자들이 신축 위주의 아파트를 구매하면서 신축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를 통해서 집 값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우선 분양가 상한제의 본질에 대해서 살펴보자. 분양가 상한제는 말 그대로 신규 분양 단지의 분양가를 정부에서 일괄적으로 통제하겠다는 얘기이다. 즉, 특정 지역의 신규 일반분양의 분양가를 얼마 이상 못 올리게 하겠다는 말이다. 예를 들면 주변 아파트 시세가 20억 인 단지들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곳 주변에 신규 분양하는 일반 분양가를 분양가 상한제에 의해 12억 이상 못 올리게끔 한다.


정부가 노리는 건 신규 분양 물건의 분양가를 낮춤으로써 주변 아파트 즉, 20억 하던 아파트도 분양가 상한제에 의해 분양가가 낮아진 아파트만큼 가격이 떨어지거나 최소한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이러한 가정이 성립하려면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가 충분히 공급이 돼서 차고 넘쳐야 이런 가설이 들어맞는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서울 특히 강남권의 아파트는 청약가점이 70점 이상이 돼야 한다. 일반 분양 물량도 주변 아파트의 가격을 내릴 정도의 충분한 물량이 존재하지 않는다. 서울 핵심 지역의 청약 경쟁률이 수십대 1 혹은 수백 대 1을 기록하는 것만 봐도 주택 공급보다 수요가 훨씬 더 많은걸 방증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를 통제하면 주변 집 값이 잡힐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왜? 그럴까? 필자는 사실 이게 더 궁금했다. 경제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이거나 부동산에 대해서 아주 조금만 아는 사람이라도 아니 아무 지식이 없어도 약간의 상식만 있는 사람이라도 분양가 상한제가 집 값을 잡을 수 없다는 걸 금방 눈치챌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소위 많이 배우시고 똑똑하신 분들이 과연 이런 사실을 모르고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단 말인가?


사실 이게 더 궁금하지 않은가? 도대체 왜? 그럴까? 이런 말도 안 되는 정책들, 양도세 중과와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으로 매물이 잠기고 집을 안 팔게 해서 결국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으로 인해 서울 특히 강남은 집 값이 계속 오르고 지방 집 값은 초토화시킨 이 부동산 정책들을 과연 정부는 왜? 계속해서 시행하고 있는가? 여기에 대한 이유를 쓰면 내용이 길어지기 때문에 다음에 기회가 있을 때 얘기하고자 한다.


물론, 정부의 집 값을 잡겠다는 취지는 전적으로 동감한다. 그동안 집 값이 꾸준히 오르고 집 값 상승으로 인한 사회적 부작용도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부작용만 큰 정책들을 내세우는 건 올바른 해법이 아니다. 이는 마치 병이 걸려서 병원에 갔는데 근본적인 치료보다는 환자를 실험대상으로 삼고 여러 가지 새로운 치료법을 시행하면서 계속 부작용을 키우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정책들도 근본적인 집 값 처방보다는 그때그때 짜 맞춰진 누더기 정책과 다를 게 없다. 분양가 상한제로 앞으로 벌어질 일들은 눈에 선하다. 분양가 상한제로 가장 큰 이득을 보는 사람들이 누굴까? 그건 바로 청약가점이 높은 현금부자들이다. 당첨만 되면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청약을 노릴 것이다. 이 사람들은 집을 사면 안 되고 계속해서 전세로 살아야 한다. 따라서 고액 전세는 늘어날 것이다. 더군다나 외고 자사고 폐지 등으로 강남권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강남권 전세가 폭등은 서울 수도권으로 번질게 뻔하다.


' 로또 청약 당첨이 그들이 그토록 주장하는 사회적 정의에 부합하는가? '도 고민해 봐야 할 문제이다. 분양가 상한제를 통해서 재건축 조합원들은 그만큼 수익이 줄어든다.  단지 무주택자라는 이유 만으로 많은 재건축 조합원들의 이익을 빼앗어 일반공급으로 당첨이 되는 몇몇의 사람들의 이익을 극대화시키는 게 그들이 말하는 사회적 정의인가?


만약 여러분들이 재건축 조합원이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건축을 하겠는가? 아마 대부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만큼 서울 특히 강남의 신규 아파트 공급은 향후 적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당연히 가격은 오른다. 전세가와 함께 폭등 수준으로 오를 수 도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분양가 상한제는 대출 규제로 분양가 9억 이상은 중도금 대출이 안 나오기 때문에 집 없는 수 십억 원의 현금부자들을 위한 정책이다. 그동안 꼬박꼬박 재산세 종부세를 부담하는 집 있는 조합원들의 이익을 빼앗아 왜 집 없는 일부 현금부자들을 위해야 하는가? 그리고 이게 그토록 주장하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분양가 상한제로 향후 서울 신축 아파트 특히 강남 아파트 가격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전세가도 폭등 수준으로 오를 거라 예상한다. 안타깝지만 이게 현실이다. 필자도 정부가 집 값이 안정시키는 정책을 펼쳤으면 정말 좋겠다. 하지만 이미 잘못된 극약 처방을 계속 쓰고 있다. 이 극약 처방은 둘 중 하나다.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거나 환자를 사망시킬 것이다. 환자가 사망하더라도 바이러스가 죽었다면 성공적인 치료라고 주장할 건지 궁금하다. 진짜 명의는 자연치유를 권하며 꼭 필요할 때만 적절량의 약을 처방한다. 명의는 약을 함부로 처방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정책을 남발하는 정부는 명의가 아닌 건 확실하다.



https://blog.naver.com/readingfuture/221098969393   미래를일다 투자자문 컨설팅  




매거진의 이전글 2019년 4월 연 회원에게 드렸던 부동산 전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