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에도 체급이 있다
어제 친한 후배한테 갑자기 전화가 왔다. " 형님, 강남에 000 아파트가 나왔는데 사야 될까요? " 평소 강남에서 전세로만 오랫동안 거주하던 후배였다. 몇 년 전부터 집을 사도 되냐고 나한테 많이 물어봤는데 그때마다 나는 실거주 목적으로 과도하게 대출을 받지 않는 한 사는 게 맞다고 항상 말해줬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 거 같다고 집을 사지 않았던 후배였다. 그런데 그 후배가 먼저 전화를 걸어 집을 사야겠다고 하는 것이다. 어느 아파트 인지 물어보고 나는 간단히 인터넷으로 입지와 시세를 살펴봤다. 강남권에 나홀로 아파트라 매매가가 7억 3천만 원 정도 되었다.
" 대출은 얼마 받을 예정인데? " 내가 물었다. " 4억 이요 " 그 후배가 말했다. 나는 실거주 목적이라면 집을 사는 게 맞지만 지금은 때가 아닌 거 같다고 말해줬다. 그리고 대출부담이 너무 크다고 자칫하면 막차에 하우스푸어가 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조금만 기다려 보자고 말을 했다. 평상시랑 다른 나의 대답에 후배는 의아해하면서 일단은 형님 말을 듣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요즘 뉴스나 신문을 보면 지금이라도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사야만 할 거 같은 분위기이다. 평소에 집 사는 거에 상당히 부정적이던 그 후배가 4억이란 돈을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산다고 할 정도니 부동산 시장이 과열은 과열인 거 같다. 연일 나오는 뉴스도 지금 집을 안사면 왠지 나만 손해를 볼 거 같다고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냉정해지자. 필자의 경험으로 봤을 때 이런 과열 시장이 오히려 투자 하기에는 위험했던 경험이 더 많았던 거 같다. 아니 설령 위험하진 않더라도 수익이 크게 나지 않았다. 예전 참여정부 시절 대대적인 집값 상승은 많은 사람들에게 뒤늦게라도 대출을 많이 일으켜 집을 사게 했고 2008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많은 하우스푸어라는 신조어를 만들 정도로 사회적 문제가 됐었다.
중국 펀드는 어떤가? 중국 펀드가 반토막 나기 직전에 당시 은행에만 가면 은행원들이 중국 펀드에 가입하라고 권유했고 언론에서는 연일 중국펀드에 수익이 엄청나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때 중국펀드에 가입한 사람들은 원금의 반토막이 날아가는 쓰라린 경험들을 했을 것이다. 지금 현재 부동산 시장 돌아가는 형국이 왜 그 시절과 비슷하다고 느껴지는 건 나만의 착각일까?
물론 언론도 100% 믿어서는 안 된다. 부동산 과열이긴 하지만 아직도 저평가되어 있는 부동산은 존재하고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투자할 데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이 다 올랐다고 하지만 지역적으로 편차가 존재하고 아직까지도 크게 오르지 않은 지역도 분명히 있다. 모든 부동산이 다 오르고 거품이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언론에 좌지우지되지 말고 선별적으로 본인만의 기준을 세워 투자를 신중하게 해야 하는 이유 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필자가 솔직히 우려되는 건 최근 너무나도 많이 늘어난 무분별한 부동산 갭 투자이다. 최근 언론에서 보도했듯이 갭 투자를 하는 수요층이 20대들도 많이 늘었다고 한다. 실제로 한 부동산 카페에서는 어떤 대학생이 갭 투자하기 좋은 곳을 물어보는 글도 올라왔다. 나이가 어리다고 투자를 하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다. 실제로 필자도 29세 때부터 부동산 투자를 했으니 말이다. 필자가 우려하는 건 과도한 레버리지를 이용한 부동산 갭 투자를 장려하고 그게 부동산 투자법의 전부인양 떠벌리는 사람들. 그리고 맹목적으로 그런 사람들을 추종해서 투자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큰 문제라는 거다.
아파트 300채, 200채를 사서 부자가 되고 책을 내고 그런 투자방법을 따라 하지 못하면 바보가 되는 세상! 그런 세상에서 누가 열심히 일을 하려고 하겠는가? 부동산으로 벌어지는 빈부격차로 좌절하고 눈물 흘리고 모두들 불로소득만 얻으려고 한다면 우리나라가 어떻게 되겠는가?
하지만 개인들에게 있어서 더 큰 문제는 갭 투자 자체가 너무나도 큰 리스크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IMF를 겪었던 어르신들은 부채를 상당히 두려워하신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콜 금리가 30%를 육박했기 때문이다. 갭 투자의 본질은 적은 돈으로 전세나 대출을 일으켜 많은 수의 부동산 물건을 갖는 것이다. 자산이 100억이라 하더라도 실제로 부채를 제외한 순자산은 10억 내외가 대부분이다. 만약 IMF 때처럼 금리가 30%에 육박한다면 버틸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물론 금리가 안 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과도한 차입으로 인한 부동산 투자는 자칫 한 가정을 영원히 파멸시킬 수 있다. 기업은 망하면 그만이다. 혹은 구제금융이라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은 망하면 회복 불가능하게 되고 말 그대로 파탄이 난다. 비록 금리가 올라갈 확률이 낮다고 하더라도 과도한 전세금 혹은 대출로 갭 투자하는 건 좋은 투자 법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또 한 가지 갭 투자로 산 50채, 100채의 아파트는 순수하게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집 살 기회를 박탈하게 만든다. 나만 잘 살기 위해서 열심히 일만 하는 사람들의 집 살 기회마저 박탈하는 게 사회정의에 부합하는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나는 부동산도 체급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산이 늘어날수록 할 수 있는 부동산은 많다. 처음 자본이 없을 때야 소액으로 갭 투자로 소형 아파트를 살 수밖에 없겠지만 자산이 늘어나면 그에 맞는 부동산 투자를 하면 된다. 자산이 5억이 있으면 그에 맞는 아파트, 상가, 토지, 자산이 20억 있으면 건물, 토지, 상가 등 다양하게 부동산 투자할 데는 얼마든지 많다. 자산이 늘어나도 왜 소형 아파트만 수십 개 혹은 수백개만 투자하려고 하는가? 이는 마치 권투 헤비급 선수가 라이트급 선수랑만 싸우려고 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투자에도 체급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결론 현 부동산 시장과 언론에 부화뇌동하지 말고 본인만의 투자 원칙을 지키고 분위기에 휩쓸려 절대 무리하게 투자하지 말자. 그리고 갭 투자로 수십 개 수백 개에 부동산을 소유하는 건 사회정의에도 부합하지 않고 개인에게도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바람직한 투자법이 아니다. 따라서 자산이 커질수록 그에 맞는 부동산 투자 대상을 찾고 그 자산에 맞는 투자를 하자! 투자에도 체급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http://blog.naver.com/readingfuture(미래를 일다 투자자문 컨설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