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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진곤 Aug 10. 2018

집값 급등의 원인과 대처 방안

집값은 규제로 잡히는 게 아니다.


잠잠했던 집값이 연일 고공행진이다. 그동안 안 올랐던 지역 위주로 집값이 급등하는 양상이다. 생각보다 보유세가 크지 않다는 생각과 박원순 서울시장의 용산 여의도 개발 발언으로 주춤했던 집값이 다시 오르는 촉발제가 되었다. 사실 집값 상승은 어느 정도 예견된 부분이다. 넘치는 유동성과 저금리 그리고 정부의 수요 억제 정책은 언제라도 튀어 오를 용수철 같은 집값을 일시적으로 누르고 있는 형국에 지나지 않았다.


규제 일변도의 정책은 절대 성공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최근 애꿎은 부동산 사무실을 단속하는 등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 정책의 헛발질은 안타깝게도 계속되고 있다. 규제 위주의 정책으로 기인한 집값 상승의 부작용은 과거 노무현 대통령 때인 참여정부 때도 있었다. 현재 부동산 정책 설계자인 김수현 청와대 사회 수석이 그 당시 부동산 정책을 총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번 실패했던 정책을 이번 정부에서 똑같은 사람이 다시 실험하고 있다. 그의 저서 ' 부동산은 끝났다 ' 는 책을 읽진 않았지만 제목만으로도 그가 가진 부동산의 생각을 유추 할 수 있다. 제목만으로도 얼마나 부동산에 대해 한쪽으로 치우친 시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책 제목의 의도와는 다르게 부동산 가격은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진단을 잘못 내렸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 투기와의 전쟁 '을 선포했다. 공급은 충분하지만 투기수요에 의해 집값이 오른다는 거다. 이 역시 부동산 정책의 설계자인 김수현 수석의 의중이 반영되어 있을 거라 유추한다. 과연 그럴까?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인 본성을 가지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기적인 본성에 의해 사회가 발전한다. 아담 스미스의 ' 보이지 않는 손 ' 도 알아서 움직이는 시장경제를 말한다.


사람의 본성을 무시한 인위적인 정부의 개입은 부작용을 나을 수 있다. 특히 정책의 설계자가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을 갖고 있다면 더욱 문제가 된다. 정부가 생각하는 집값 상승을 잡으려면 투기꾼을 규제하고 잡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부정한 방법으로 청약 당첨을 노리는 사람들이나 과도하게 많은 주택을 소유하는 사람들에게 규제는 필요하다. 하지만 그게 집값 상승의 전부가 아니라는 걸 모르고 있는 듯하다.


최근 다급해진 무주택자나 실수요자들도 서울의 집을 사기 위해 매수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지금은 실수요자들이 움직이는 시장이 됐는데도 불구하고 투기와의 전쟁만을 얘기하고 있으니 정말 안타깝다. 진단을 잘못했기 때문에 처방도 잘못됐다. 투기를 잡기 위해 양도세를 중과했고 재건축 연한을 강화했다. 뒤늦게 보유세를 인상했으며 지금은 집값을 잡기 위한 마땅한 카드도 없다.


양도세를 강화하면 매물이 잠김 현상이 나타나 시장의 공급이 줄어든다. 재건축연한 강화 역시 더 이상 입지 좋은 곳에 새 아파트를 공급할 수 없게 하는 정책이다. 주택임대사업자 등록도 8년간 집을 못 팔게 하는 정책이다. 시장에는 매물이 없을 수밖에 없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없으면 가격은 당연히 오르는 가장 기본적인 경제 원리다. 보유세도 생각보다 크지 않기 때문에 눌러왔던 용수철이 튀어 오를 수밖에 없는 거다.


그럼에도 아직까지도 처방을 잘못하고 있다. 아직도 투기수요를 잡겠다며 부동산 사무실을 단속하고 있고 투기지역 지정을 확대하려고 하고 있다. 재건축 이익 환수를 강화하려고 한다. 문제의 본질을 아직도 모르고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숨통을 터줘야 한다. 양도세 중과를 폐지해 다주택자들이 시장에 물건을 내놓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재건축 연한을 폐지해 좋은 입지의 신규 아파트 공급이 이루어지게 해야 한다. 주택임대사업 시 8년간 못 팔게 하는 규정을 줄이거나 없애야 한다. 일단 그래야 시장에 물건이 공급된다. 보유세는 지금보다 강화해  3 주택 이상의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보유하는 게 부담이 가게끔 해야 한다.


공급을 대폭 늘려야 한다. 사람들이 살고자 하는 곳의 공급을 늘려 집값을 안정시켜야 한다. 강남 외 지역에도 좋은 학군을 조성해야 한다. 굳이 교육 때문에 강남에서 살지 않아도 될 정도로 다른 지역의 학군을 발전시켜야 한다. 수도권과 지방에도 양질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기업들에게 인센티브를 줘서라도 수도권과 지방을 살려야 한다. 그래야 서울 특히 강남 부동산으로 쏠리는 돈의 흐름을 타 지역으로 분산시킬 수 있다. 규제로만 절대 집값을 잡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전세를 없애야 한다. 현재 전세 세입자는 10억짜리라 하더라도 세금을 한 푼도 안 낸다. 전세가 있기 때문에 갭 투자가 생기고 갭 투자가 있기 때문에 집값의 왜곡 현상이 일어난다. 조세형평의 원칙에 따라서라도 전세는 없는 게 더 나은 대안이다. 특히 우리나라만 있는 전세를 없애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변화가 당장은 힘들겠지만 시기를 가지고 전세를 없앨 수 있다.


집 값 급등은 사회 불평등을 가져온다.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빈자는 더 가난해진다. 빈부격차는 국가 경쟁력을 악화시킨다. 아르헨티나와 베네수엘라 브라질 등도 국가경쟁력을 잃은 국가들이다. 우리나라도 이들 나라처럼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필자는 진심으로 그게 걱정이다. 다른 건 제쳐두고 '규제만으로는 집값을 잡을 수 없다.'는 그 본질만이라도 정책 입안자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https://blog.naver.com/readingfuture  미래를 읽다 투자자문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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