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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날 Sep 26. 2020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직장 생활과 재테크



  얼마 전 어떤 분이 왜 부동산 광풍인가에 대해 나름대로 색다른 분석을 내놓았다. 그 접근법이 특이하고 유머스러워 소개한다. 우리나라의 동요에 “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라는 노래는 조망이 좋은 한강변 강세권을 주장한다고 한다. 옛날에는 치수 사업이 지금처럼 잘 되어 있지 않아서 장마나 태풍이 오면 강물이 범람하고 살기가 어려웠을 텐데도 불구하고, 어릴 때부터 굳이 강변에  살자고 엄마와 누나를 졸랐던 것을 보면 지금의 청년세대들의 부동산 투자에 대한 영끌( 영혼까지 끌어모아하는 투자) 현상은 미리 예상할 수 있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기찻길 옆 오막살이 아기, 아기 잘도 잔다.”는 또 다른 노래는 역세권 투자를 은연중에 강조한 것이었다고 한다. 매일 기차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칙칙폭폭 기적을 울리며 지나다니는 기찻길 옆에서 어떻게 아기가 잘 잘 수 있었겠냐며, 그 노래 가사는 어릴 때부터 힘들더라도 기찻길 옆의 역세권에 살아야 한다는 부동산 투자의 기본을  아기 때부터 강조해 온 것이라고 한다. 물론 웃자고 하는 얘기겠지만 그런 논리라면 “뻐꾹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 제”는 숲을 가까이 한 숲세권 등 끝도 없을 것 같다.



 이처럼 직장 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재테크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과 부동산 가격의 상승으로 내 집 마련에 대한 기대가 점점 멀어져 가는 지금의 상황에서 보면 청년세대들의 매우 합리적이고 당연한 관심과 투자일 것이다. 실제로도 지금의 기성세대들이 보여주고 있는 재산 형성의 가장 일반적인 과정이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정말 사회적으로 비난받아야 하는 사람들은 가족과 함께 살 집 한 채가 아니라 두채, 세채 이상 가지고 투자 아닌 투기를 목적으로 사들이고 소유하는 다주택자들이 아닌가 싶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어렵게 마련한 내 집이나 아파트 한 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사실 가격이 올라도 그 집을 팔고 오랫동안 생활해온 그 지역에서 떠날 생각이 별로 없기 때문에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마음만 부자일 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나라에서도 일 가구 일주택은 소유기간과 실제 거주기간을 참작해서 보유세나 양도소득세에 대해서 특별히 감면 혜택을 주고 배려하고 있다. 또한 생애최초 내 집 마련 주택 한 채를 구입하면 그 규모에 따라 세금 감면이나 면제가 이루어진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회사 일도 만만치 않은데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에 마냥 무관심할 수는 없다. 특히 내 집 마련은 가장 기본적인 삶의 주거권 및 생존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 권리에 대해서는 회사도 주택 매입 시 융자제도나 사원 주택조합 운영 등을 시행하고 있는 회사도 있으며, 나라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충분치는 못하지만 여러 가지 제도를 운영하고 만들어 가고 있다. 문제는 내가 살집 한 채가 아닌, 그 이상의 욕심을 내거나 주식투자 등에 여유돈이 아닌 빚을 내서 초단기 투자를 하는 것이다.



 회사에서 중간 간부가 될 때까지는 내 집 마련을 위해 주말 휴일이나 시간이 생길 때마다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고 내 집 마련을 하고, 또 새로운 삶의 환경이 더 좋은 곳으로 집을 옮기는 것은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서 당연히 해야 될 소중하고도 숭고한 일이다. 문제는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상승추세를 멈추게 할  수 없다면, 일반 직장인들이 중간 간부가 될 때까지 과연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또한, 일반 직장인들이 내 집 마련 그 이상을 넘어서는 투자나 투기에 대한 과잉과 오버는 지금 하고 있는 직장생활마저도 위태롭게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회사 업무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지고, 외부의 위협요인에 의해 내 삶의 터전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이나 회사에서 무언가 이루고 싶은 꿈이 있거나, 아니면 지금의 현실에 만족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기댈 언덕이 되는 회사라면 더욱 그렇다. 나는 회사 생활을 함께 하는 선임 부장, 팀장들에게는 특히 회사 일에 정성을 다하고, 집중하라고 말해왔다. 왜냐하면 직장 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타이밍이기 때문이다. 그 직책이나 직위에 머무는 동안 좋은 성과를 내야만 회사 생활의 꽃인 곧 임원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회사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아니면 머지않아서 회사를 떠나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 살아야 한다.



 또한 임원이 된 후배들에게도 마찬가지로 부동산이나 주식투자보다는 회사 생활에 전적으로 투자하고 집중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투자라고 말해준다. 대기업 기준, 회사에 입사해서 이십 년 이상 산전수전 공중전 모두 거치고 1% 안에 들어서 어렵게 오른 임원 생활을 삼 년, 오 년 더 연장해서 회사에서 받는 임원 연봉보다 더 효율적이고, 투자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수단은 현재로서는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을 믿고 임원을 만들어준 회사와 이끌어주고 도와준 주변 선후배들의 기대에 보답하는 길이다. 그리고 직장인의 마지막 자존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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