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ayYu Jun 16. 2023

스스로 목숨을 끊음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는 아니야

정말 몰랐어?

자살하셨어. 투자를 잘 못 했다는 것 같아.


..살.. 또 한 명 늘었다. 


전세 살던 시절 집주인의 친구분

활동적이고 친절했던 회사 전 부서장

독실하셨고, 존경했던 회사 전 임원

그리고, 그분


    즐거운 술자리에서 그 소식을 듣고는 씁쓸한 술맛이 더욱 독해졌다. 자살에 무뎌질 만큼 자살은 심심치 않게 들리는 소식이다. 가까이 있었던 사람. 나와 짧게라도 대화를 나누어 보았던 사람. 나를 모르지만 한 다리 건너 연결되는 사람들이다. 어느 연예인죽음은 잠시 옆에 두겠다.


    그가 누구이든 그는 사랑으로 피를 물려받아 태어났고, 키워줬고, 커 왔고, 기쁘고, 슬프고, 아프고, 즐겁고, 사랑했고, 공부했고, 놀았고, 싸웠고, 토라졌고, 노력했고, 고생했고, 울었고...  시간을 거쳐 온 각자의 삶의 희로애락과 무게를 짊어진 목소리가 들려오니 그 모든 게 영원한 침묵으로 빠지는 '자살' 그 단어만으로 가슴은 먹먹해진다. 그가 누구든 그 사람은 도서관을 가득 채울 만큼의 그의 생각과 삶이 있었으니까. 


    과거의 나를 위해서도, 미래의 나도 결코 허락하지 않는 일이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라고 하였지만, 내가 태어날지 말지 결정한 게 아니라면 자신의 생명을 거두는 것 또한 결정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혹시, 설마 내가 태어날지 말지 결정을 했지만 잊어버린 것일까?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문제까지 생각하고 싶지 않다.


    가끔 브런치 랭킹 탑 주제를 들여다보면 이혼, 좌절, 우울, 외로움 같은 즐거워 보이지 않는 주제가 상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어쩌면 모양만 달리할 뿐 우리는 비슷한 고민과 어려움이 있고 단지 우리가 궁금해하는 건 그 과정이 아니라 그걸 어떻게 극복해가고 있는지를 배우기 위함이라고 믿는다.


    그분들의 선택은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절박했던 상황이었을 것이라 생각하고 그렇게라도 존중하겠다는 심정으로 이해해 본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그런 상황에 부딪히지 않을까를 고민한다. 그리고 그 문제를 극복하는 경이로움은 오직 살아있는 자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일 것이다.


    행복하든 우울하든 숨을 쉬는 삶을 영위하는 사람이 이 주제로 글을 쓰고 있는 건 조차도 부조리하다. 여기서 서둘러 글을 끊는다. 결코 이 주제로 나에게 어떤 사소한 덤이 되는 그 무엇도 하고 싶지 않다.


매거진의 이전글 무의식편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