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먹듯 음악에서 에너지를 빨아들인다. 이 밥은 아무리 빨아들여도 배부르지도 채하지도 않는다. 아니, 오히려 어쩌다 끼니는 거를 때조차도 음악을 듣고 있으면 배고픔도 잊어버린다. Wow! SURPRISE~
피곤할 때 음악을 듣는다.
스르륵 이어폰을 끼우기 무섭게 잠이 드는데 음악은 완벽한 수면제다. 피곤함을 풀어줄 게 뭐가 있겠는가? 자야지.
집중이 필요할 때 음악을 듣는다.
온갖 잡음, 잔소리, 외부의 진짜 소음 외에도 안에서 들려오는 딴생각까지도 대신 삼켜주는 백색소음이고 완벽한 노이즈켄슬링이다. 극지방을 항해하는 쇄빙선은 얼음에 부딪혀도 선체가 손상되지 않도록 선체에 물을 분사시키고 냉각장치로 얼려서 항상 얼음이 붙어있도록 하는 장치가 있다. 결국 얼음끼리 부딪히도록 해서 선체를 보호하는 것이다. 음악으로 다른 소리를 차단해서 나를 보호해 본다.
의욕이 없을 때 듣는다.
신나는 음악은 게으른 몸을 일으켜 세우는 톡톡 터지는 탄산음료이다. 그래서 아침에는 몸 안에 아직 늦잠 자는 세포를 깨우기 위해 비트 있는 음악을 찾는다. 하루종일 의욕이 없을 때가 문제긴 하지.
화가 나려 할 때 듣는다.
더 불붙기 전에 가라앉히는소화기다. 순간 정신을 딴 곳으로 돌려주니 화가 가라앉는다. 요건 타이밍이 중요하다. 화는 순식간에 일어나니 내가 화가 나려 한다는 순간을 잘 포착해야 한다. 문을 박차고 나가려는 화를 뒤에서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지면서 돌아서게 만든다.
나는 음악을 통해 파블로프 개의 조건반사를 증명한다.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피곤함이 누그러지고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집중력이 좋아지고 의욕도 생기면서 때론 화도 누그러뜨린다. 그렇게 나라는 사람은 음악에서 긍정의 에너지를 빨아들이나 보다.
요즘. 우리 둘째 딸내미, 눈에 넣으면 아플 것 같은 둘째 딸. 아빠가 항상 음악을 듣게 만들어준다. 참 너를 보고 있으면 피곤해지고 생각이 많아져 집중이 필요하고 화가 나려는 걸 붙잡아야 한다. 고맙다. 고.. 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