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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월애 Dec 21. 2020

서른

메마른 채 서른을 마주한다는 것


다른 이들의 위풍당당한 삶을 지켜볼 때

심해에 갇힌 나를 발견한다.     


그들과 나는 다름에도 

그들의 반짝이는 은하수에 눈이 멀어버린다.     


나는 우주 어느 정처에 맴도는 삶을 산다. 

자신의 정체를 확연히 드러내며

밝히는 수만 가지 별 사이에서 아무것도 아닌 채 

둥둥 떠다니는 잔해.     


어지러운 우주를 빙빙 맴돌 뿐이다.

이도 저도 아닌 삶은 자욱한 안개를 안고 산다.


어디로 가는지 불투명하다

쓸쓸하게 가난이란 족쇄에 갇혀 외롭게 죽어가는 것은 아닌지 두려움에 떤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나

이리저리 생각해보아도 나오는 답은 비수일 뿐   

  

거울에 비친 나의 얼굴을 볼 때면 흔해빠진 웃음을

흘리며 괴롭다 말하는 나를 본다.

그런 나는 보는 것이 올해가 마지막이기를.     

그러고 보니 해가 뜨던 날이 있기는 했나


지긋지긋하게 어둠 속에 파 무치지 않았나

그 속에서 말라비틀어졌다

모든 걸 포기하지는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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