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23 영하 20도에 야외 수영하기

@하바롭스크

by roobtop

어젠 (내 기준) 파인 다이닝을 두 번이나 해서 오늘은 검소하게 너구리로 아침을 시작했다.

스베뜰라야 노치에서 먹은 보르쉬도 맛있었지만, 암만 먹어 봐도 라면이 최고다.. 라면포트도 최고의 준비물이었어.


오늘은 하바롭스크에서의 3박을 마무리하는 날이라 야무지게 짐도 다 싸 두고, 체크아웃 시간에 맞춰 나왔다. 짐은 호텔에 맡겨 두고 일단 산책 시작! 지도를 보니 제일 존재감 있어 보이는 디나모 공원을 목적지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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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발자국일까나. 오늘도 눈 쌓인 길에서 걸음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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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런두런 쉬지 않고 이야기하며 걷고 또 걷기.

여기도 태권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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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중고차를 수입해 시내버스로 많이 활용한다더니 진주시민버스가 뙇 나타났다. 쾌적한 도시 환경 진주시민버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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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걷다가 가려고 저장해 두었던 kafema로.

하바롭스크에도 괜찮은 카페들이 있다-는 소개 컬럼을 보고 저장했던 건데 이게 좀 예전 글이었는지, 실제로 가보니 kafema는 웬만한 도시엔 다 있는 인기 많은 프랜차이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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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 수준인 모닝커피로 시작.

여기 라떼는 특유의 멸균우유 맛이 난다. 스팀우유가 아주 밀도 높게 쫀쫀하진 않지만, 그래도 괜찮은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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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나모 공원 사랑의 다리. 사랑의 힘으로 가로등 위에까지 자물쇠를 걸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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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자물쇠 디자인이 다채롭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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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온 첫날 썰매 안 산 걸 아쉬워했다. 백팩에 달고 다니다가 내리막길 나올 때 타면 딱이었겠어.. 썰매 대신 수영모 사러 공원 죽 가로질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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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에 샤우르마 하나 겟.

여기도 교환학생 블로그에서 본 가게였는데, Dom odzheny라는 쇼핑몰 옆에 있는 작은 가게였다. 케밥이랑 비슷한데, 싸고 나서 그릴에 한 번 눌러 구워준다는 차이 정도? 아주 든든해서 간단히 요기 잘하고 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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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용품샵 도착. 썰매랑 스케이트 탐났는데 탈 일 없으니 패스. 원래 사려 했던 수영모만 100 루블짜리 하나, 260 루블 짜리 하나 사 들고 얀덱스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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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하이라이트! 스카랜드 옥외수영장!!

카운터에 다가가 직원 언니랑 구글 번역기 켜고 열심히 소통했다. 의료증명서 있냐고 물어봐서 여권 보여 줬더니 그냥 됐다 하고, 키오스크에서 표 뽑는 것부터 모든 과정을 너무나도 열심히 도와주셨다.

수영장 매니저?로 보이는 분도 오셔서 바디랭귀지 섞어 가며 어떻게 이용하는지 알려 주고, 라커룸까지 같이 가서 여기서 갈아 입고 저기서 씻고 다 설명해 줬다.. 쏘 카인드 앤 뷰티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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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하고 수영장으로 들어가는 입구! 문을 여는 게 아니라, 웬 계단을 올라가야 해서 뭐지? 했는데 비닐 문을 거치니 이렇게 동굴 같은 입구가 뙇!!

영하 20도의 날씨와 따뜻한 물의 조화가 최고였다. 중간 중간 귀가 좀 시려서 둘러 보니 현지인들 일부는 귀 시리지 않게 털비니로 귀까지 덮고, 그 위에 수영모를 또 쓴 상태로 수영하더라고. 현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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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나와 바라본 수영장 풍경. 단짠단짠 매력 넘치는 겨울 수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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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되니까 이렇게 조명도 깔리고 굳. 저녁에 와도 좋을 뻔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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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게 수영했으니 배 채우러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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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옆 쪽 미리 봐 뒀던 호또 라멘. 시원하게 미소 라멘과 맥주 클리어하고 호텔 가서 짐 찾고 다시 하바롭스크 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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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또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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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헤매지 않고 티켓 프린트도 착착, 여유롭게 커피도 사 들고 인증샷도 찍어 가며 기차에 안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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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찾아 가니 슬프게도 땀냄새를 풍기는 이고르 형이 짐 풀고 계셔서.. 이걸 어쩌나 당혹스러웠지만, 다행히 코는 무섭게도 빨리 적응하여 마음 놓고 잘 수 있었다. 근데 이 형 너무 일찍 이부자리 펴고 잘 태세를 취해서 서둘러 취침 모드로.

기차가 출발하니 인터넷이 잘 안 터지길래 이 참에 독서등 켜고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다 읽었다.

멀미 없이 적당한 흔들림, 적당한 소음의 열차. 샤워실만 좀 쾌적하면 정말 며칠도 탈 수 있을 거 같아.


너무 추웠지만 고요하고 신나는 하바롭스크도 바카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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