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없다' vs '하기 싫다'의 차이

정신건강상담실에서 하는 말들

by 성장캐 이세상

정신건강상담실에서는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 간다. 정신건강상담실에서의 풍경은 다양하지만, 크게 나누면 주로는 두 가지로 분류된다.


첫 번째는 내담자 본인의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쉬지 않고 본인의 이야기를 하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에는 최대한 본인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중간중간에 궁금한 사항을 물어보면 더 신이 나서 본인의 이야기와 고민을 이야기한다. 이런 경우에는 내담자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고, 마지막에 결과를 제시해 주면 충분히 고마운 마음을 전달받을 수 있다.


두 번째는 내담자가 어려움과 문제가 있지만 스스로 이야기하지 않는 경우이다. 상담실이 낯설기도 하고 상담을 처음 받아보거나 본인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것이 힘든 경우들이 많다. 그런 경우에는 상담자가 질문을 하게 되는데, 처음부터 깊이 있는 질문을 하게 되면 내담자도 긴장을 하게 된다. 그런 경우 나는 주로 보편적인 질문으로 시작을 하게 된다. "여기까지(상담실) 오는데 힘들진 않으셨나요?", "오실 때 어떤 방법(대중교통 등)으로 오셨어요?", "식사는 하고 오셨어요?", "밤에 잠은 잘 주무시나요?", "식사를 하시는데 불편하지는 않으시나요?"라는 질문으로 시작을 한다. 이러한 내담자의 경우에는 상담자의 질문에 따라서 상담 내용이 달라지기 때문에 적절하게 질문과 반응을 보여줘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긴 하다.




상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에 또 이야기해 볼 기회를 만들어보려고 한다.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러한 정신건강상담실에 오신 내담자들이 하는 최종적인 반응들의 차이를 말하려고 한다.


상담이 진행되면, 회기별 최종적으로 결과를 안내드리곤 한다. 주로 변화에 대한 욕구가 있을 경우에는 변화를 해볼 수 있는 작은 실천이나 도전들에 대한 제안을 하기도 하며, 주변 유관기관과의 협력 내용이나, 정보 제공 등의 시간을 갖는다.


이때에 내담자들의 반응이 엇갈린다. 개선의 욕구가 있으며, 변화를 시도해 보려는 내담자는 상담 말미에 제공되는 내용에 최대한 응하려고 노력한다. 주로 반응은 "해볼 수 있겠어요.", "해볼게요." 등의 대답을 주로 한다. 다음으로는 변화의 욕구도 없고, 변화를 시도해 보려는 의지와 계획도 없는 내담자들이 있다. 그분들은 "모르겠어요.", "그렇게 하면 될까요?", "안될 것 같은데요?", "못해요."라는 반응이 나오곤 한다. 그 나머지 중간의 반응은 "해보고는 싶은데, 잘 될지 모르겠어요.", "하면 될까요?", "예전에도 해보긴 했는데, 안되었거든요."등의 중간적인 입장을 이야기한다.




'할 수 없다'와 '하기 싫다'는 둘 다 현재 시점에서는 못한다는 표현이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고 들어가면, 의기가 굉장히 다르다.


'할 수 없다'는 내담자 본인은 하고 싶은데, 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로, 실행 방법과 과정 등을 안내해 드리면 충분히 할 수 있는 경우들이라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본인의 의지가 들어가 있기에 개선의 여지도 충분히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에는 필요한 정보나 자원을 연계하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하기 싫다'인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할 수 없다는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환경적인 요인이 크다고 본다면 하기 싫다는 내가 스스로 하기 싫어서 안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하기 싫다고 이야기하는 기저에는 할 수 없어서의 이유도 있을 수 있어 면밀하게 파악해야 하지만, 전반적으로 하기 싫은 것은 본인 의지로 하기 싫다는 표현을 하는 것이기에 개선의 여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어제 만난 내담자도 본인의 대답이 '할 수 없다'인 건지, '하기 싫다'인건지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말한 내용은 "구분이 어려울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어려워도 구분을 해보아야 본인의 의지가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 생깁니다.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제가 더 적극적으로 노력을 할 것이지만, '하기 싫은 경우'에는 제가 더 적극적으로 해드릴 수 있는 상황이 없습니다. 힘드시더라도 구분을 해주시기를 바랍니다."라고 전달했다.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 힘든 상황에 상담을 받으러 왔는데, 첫 회기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대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된다. 어제 만난 상담자는 오랫동안 만나왔으며, 그동안 좋은 관계와 신뢰가 쌓였기 때문에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이야기를 정리하다 보니, 스스로를 '할 수 없다'라고 말하는 내담자들을 많이 만나왔던 것 같다. 그럴 때 다시 한번 힘을 내서 상담을 해야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을 하면서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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