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상담실을 통한 변화
정신건강 상담실에 오는 분들은 다양한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으며, 본인 스스로 다양한 노력을 해보다가 방문하는 분들이 많다. 해보는 노력으로는, 주변 사람들에게 어려움을 이야기한다든지, 인터넷을 통하여 정보를 검색해 보고, 온라인 마음건강 설문을 해본다든지 하는 경우가 있다. 의외로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 본 적이 있는 사람들도 요즘에는 꽤 많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했더라도 꾸준히 이용하는 것이 아닌, 일회성 이용이나 단기 이용으로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가지고 오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경험이 없는 경우보다 이렇게 부정적인 경험을 하고 나서 만나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더 어렵다. 기존의 경험이 전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작 정신건강의학과의 치료가 부정적으로 받아드려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18년 동안 정신건강 상담을 진행하면서 자주 듣는 질문들이 있다. 어떤 질문들은 거의 매번 반복하는 내용도 있으며, 연령대와 성별에 따라 주로 하는 질문과 답변도 있다. 이번 책에서는 개별적인 내용들이 아닌 공통적으로 자주 하는 질문에 대해서 질문과 답변, 그리고 변화하는 내용들을 말하려고 한다.
‘변화를 즐기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라는 것이 그동안의 상담을 진행하면서 내린 나의 결론이다. 물론 예외의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 예외의 사람들은 나를 만나러 오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국어사전에서 변화의 뜻은 '사물의 성질, 모양, 상태 따위가 바뀌어 달라짐'이라고 정의한다.1)표준국어대사전)
그동안 가지고 있던 성질이나 모양 상태를 유지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것들을 더 큰 노력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많은 사람이 변화를 계획하고 노력하지만 실패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변화와 실패 사례는 무엇이 있을까? 바로 떠오르는 사례로는 다이어트와 금연을 예로 들 수 있겠다. 많은 사람들이 새해가 되면, 여름이 다가오면 다이어트를 결심한다. 다이어트도 현재 몸의 성질과 모양, 상태를 바꾸는 변화를 시도하는 행동이다.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노력을 해보지만 번번이 실패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첫 번째, 나의 노력이 부족한 것인가? 두 번째, 주변(환경)의 도움이 부족해서인가? 세 번째, 나는 안되는 몸을 타고난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물론 세 가지 이유 모두 해당 될 수도 있고, 이 외의 문제들로 변화의 실패를 경험할 수도 있다.
또 다른 예인 금연도 마찬가지 프로세스로 변화를 도전하고 실패하기를 반복한다. 새해가 되면 금연을 결심하고, 주변인의 만류와 제안, 본인의 건강을 위해서도 금연을 결심한다. 금연과 관련해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적극적으로 권장하며 지원해 주는 부서를 운영하기도 한다. 그러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금연에 실패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많이 발견하기도 한다.
이렇게 주변에도 변화하려고 하거나, 실패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면 이러한 변화의 시작은 무슨 이유일까? 생각해 보았다. 조금 더 건강해지려고 하거나, 더이상 건강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혹은 다이어트의 경우 건강도 이유가 되겠지만, 조금 더 멋진 몸매를 갖기 위하여, 혹은 자존감을 높이기 위하여 시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신질환으로 인하여 불편함을 경험하고 있으며, 그러한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싶거나, 해결하고 싶은 마음에 정신건강 상담실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면 그러한 사람들이 경험하는 불편함은 무엇일까?
첫 번째로는 본인의 정신질환으로 인한 일상생활의 불편함이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수면이 불규칙하며, 불만족스럽고, 식사와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그로 인하여 회사 생활이나 주변인들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이 발생한다. 두 번째로는 가족들 또는 주변인들과의 마찰이다. 당사자와 의견이 맞지 않거나, 주변인들이 당사자에게 이래라저래라 하는 상황들이 발생할 경우, 당사자가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부정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상담실을 찾은 사람들에게 해주는 이야기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의 핵심으로 들어가서 변화하는 것이 모든 문제의 가장 중요한 해결책이긴 하나, 그렇게 하기에는 굉장히 큰 저항을 맞닥뜨린다는 이야기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저항은 앞에서도 설명한, 내가 변화해야 하는 상황은 알지만, 몸과 마음이 그러한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을 말한다. 예를 들면 앞에서도 예시로 들었던 다이어트와 금연의 예에서 해야 하는 것은 알지만, 피우고 싶은 마음을 극복하지 못하고, 다이어틀 위해서는 운동과 식이요법을 해야 하는데 음식을 많이 먹거나 운동을 포기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말한다.
그렇다면 여기에서는 불가능한 것인가? 저항은 뇌 구조상 어떤 일이든 변화를 하려면 저항감이 생긴다. 그러한 저항감을 어떻게 다루어주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지기 마련이다.
먼저 저항감이 나쁜 것이라는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 변화는 긍정적인 변화와 부정적인 변화가 있다. 긍정적인 변화로는 내가 조금 더 건강해진다거나, 규칙적인 생활을 통하여 업무 효율이 높아진다거나, 대인관계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반대로 부정적인 변화도 있다. 건강이 더 악화되거나, 대인관계가 더욱 불편해짐으로서 회사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뇌에서는 긍정적인 변화든, 부정적인 변화든 모든 변화에 대해서 저항감을 갖는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현상 유지를 하려고 노력하는 뇌와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부정적인 변화에 대해서는 그래도 뇌가 안전망의 역할을 한다니 다행이기는 하나, 긍정적인 변화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아도 어렵게 생각하는 것들에 저항까지 보태어지니 더 힘들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것은 뇌의 이러한 저항이 일정 시간이 지나면 나아진다는 점인데, 뇌도 꾸준히 하는 것에 대해서는 인정해 준다는 말이다. 그 일정 기간이 사람에 따라서 3달(90일), 100일 정도라고 말한다. 그래서 서점에 보면 습관 만들기에서 강조하는 일정이 90일에서 100일이 된다고 한다. 우리의 뇌는 이 정도의 기간이 지나면 계속 진행하려고 하는 것을 기본으로 받아들여 저항감을 없애고 인정한다고 한다.
우리의 변화에 대한 저항감도 이 정도의 시기를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소가 되는데, 그 기간동안에 경험하게 되는 저항감이 달갑지 않은 느낌은 분명하다. 더군다나 그 기간동에에 변화에 대한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도 저항감에 패배하는 원인 중의 하나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변화는 정비례 곡선(이미지를 넣을 수 있으면 좋겠음) 으로 변화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실제적인 변화는 일정 기간 동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가, 충분히 준비된 이후에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정기간 동안 변화가 없더라도 어느 순간에는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는데, 그때까지 견디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렵다.
이러한 기준에는 앞의 예시인 다이어트와 금연도 해당된다. 다이어트의 경우에도 일정 기간에 체중의 변화가 전혀 없다가(심지어는 운동을 하고, 식이요법을 하는 초기에는 체중이 증가하기도 한다, 참 슬픈 일이다), 대략 2~3개월가량 꾸준히 하면 그때부터 폭발적인 변화가 나타난다. 이것은 내가 직접 해보았기 때문에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이러한 내용으로 상담실에 방문한 당사자에게 이야기하면, 처음에는 무슨 뜬금없는 소리를 하느냐?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조곤조곤 내용에 대해서 설명하고 예시를 들어 설명하면 이해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그리고 이해를 하는 사람들이 변화도 더 극적인 결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어찌 보면 인생의 이치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비단 정신질환자에게만 해당하는 상황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해당하지만, 특히나 더 어려움을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반복해서 이야기하게 되어 제일 앞부분에 배치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