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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안 Oct 31. 2024

호크야.니가 제 정신이냐.시꺄!

두려움은 개나 줘요.

실기 시험이 삼일 남았다.

감독은 육지로 몇일 출장가 있는중이어서

코치 두명이 내 시험 준비를 도왔다.


 자격증 시험에는

ㅇ감독 마장 코치 두명 실기 시험을 같이 본다.

코치중 한명은 전 해에 실기는 통과 했으나

최종 관문 구술 시험에서 떨어져서 재시험을 치뤄야 했다.

다른 코치는 작년 실기에서 1점이 부족해서 탈락해 재수를 다.


코치들도 시험 연습을 해야하니

코치들이 먼저 말을 타고 코스 연습을 했다.

그 다음 코치가 말에서 내리고

내가 말을 넘겨 받아 코스를 그리고 점핑을 했다.


내 시험말은 호크로 정해졌고

A코치는 바그다드로,

B코치는 나랑 같은 시험마 호크를 타기로 했다. 

이제 시험 당일 호크는 나와 B코치와

다른 시험자 세 사람을 태우고

오전, 오후 번갈아 시험을 볼 예정이었다.



시험 마지막주

호크와 호흡 맞추는 연습 첫날,

호크가 나를 태우고

그야말로 미친놈처럼 날뛰었다.


네 이놈. 호크야.

야.시꺄.

니가 아무리 눈치가 없기로서니

험이 코 앞인데 니가 지금 제 정신이냐.시꺄!


앞다리 두개를 드는 말이 멋지게 보일때는

화가 자크 루이 다비드의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그림에서나 그렇다.


앞다리 두개를 들고서

두발로 걸어다닐란다.하며

사람처럼 일어서 있는! 말은

제정신이 아닌 말인거다.


그런 말위에 사람이 앉아 있다는것은

(매달려 있다는 것은!)

말과 내가 동시에

뒤로 그냥 후떡 뒤집어 질수 있는 상황인것이다.


물론,

이럴때 대처 방법은 내 몸의 균형을

말 앞 쪽으로 기울이고

말 목을 감싸 안으며 버티면 된다.

그래도 말이 이런 짓을 할 땐

말  위에 있는 사람은 늘 놀라고 긴장을 한다.


하나님이 말을 창조하실적에

너는 네다리로 걷고 달려라.하셨음이 분명한데

왜 말들은 가끔 하나님 말씀 안듣고

두다리로 서서 세상을 걸어다니겠다고 난린!


발들고 일어서기 쇼를 보여준것도 모자라

코스를 그리며 달리는 도중에

오른쪽 뒷다리를 뻗어서

빠박!빠봑!공중 이단 옆차기를 했다.

들썩 들썩 빠봑! 뽜박.


ㅡ연습인지 뭔지. 됐고! 내 등에서 당장 꺼져!ㅡ




분명 시험 코스에 그런건 없다!


다그닥 다그닥 달려가다가

맘에 안드는 지점에서

오른쪽 뒷다리로 날라차기 하며

이단 옆차기를 하세요!는 없다.

호크는 그런데도 그런 짓을 했다.


말은 가끔 한번씩 이런 짓을 한다.

그럴때마다

대체 그런건지 말에게 따지고 싶지만

말은 입을 꼭 다물고 죽어도 말을 안한다.


그런데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말을 불편하게 해서 그럴 확률이 높다.

아니 진짜 그럴꺼다.

말은 죄가 없다.

말이 사람에게 자기 등을 내준것만해도 착한거다.


말은 등위에 앉은 인간이

자기를 불편하게 하니 다만 표현할 뿐이다.

아아아. C!!!

아.잘해봐아!

지금 겁나 불편하다고!(씨바꺼!)

이렇게 속으로 나한테 욕을 하는것일지도 모른다.

말이 말을 할수 있다면

그럴땐 분명 찰진 육두문자를 쓸꺼다.




평상시 호크가 그 정도 미친놈 짓을 해도

나는 코 웃음을 치면서

꿈쩍 않고 버틸수 있다.

그러나 이 상황은

불안정한 상태로 당장

장애물을 뛰어야 한다는게 문제였다.


호크가 짜증만땅인 상태로 점핑을 하다가

나를 있는 힘껏 홱! 날리면

화살처럼 날아가 바닥에 팍! 박힌다.

머리가 땅에 60센티쯤 파고들어 처박히고

내 다리는  하늘로 치켜들고서

수직으로 땅에 꽂힐수도 있다.

ㅡ언제는 안 날아다녔겠는가만은.ㅡ


새삼 엄청난 공포감과 불안감이 밀려왔.

농담이 아니라 이번엔 진짜

내 몸 어디 한구석 뼈가 또깍!부러질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말 위에서 잔뜩 겁에 질린 나는

코치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말에서 내렸다.

(왠만해선 나도 그러질 않는다)

말에서 내리자마자 나는 다리에 힘이 풀려서

철푸덕 주저앉았다.

그리고나니 손발이 달달달달 떨리는거다.


말에서 두려움을 느끼는건 늘상 있는 일이고

매번 느끼고 있는 긴장감이지만

그 날 호크가 보여준 지랄 발광 역대급으로,

내가 승마를 시작한 이래

최고의 불안감과 공포감을 느끼게 했다.


같이 시험 준비중인 다른 분이

제가 한번 타 볼까요?하고 호크를 탔다가

역시나 발광하는 호크 위에서 아슬아슬 버티다가

역시나 나처럼 손을 후달달달 떨면서 내렸다.


뭐.그 정도로 긴장하세요?

어깨 뒤로 하고 그냥 딱 버티세요.

하며 쿨하게 말했던 A코치 역시

어허! 쯧! 에헤!하며 

호크를 혼을 내면서 말을 탔다.


나는 잠시 진정을 한 다음

이미 나를 잠식해버린

호크에 대한 두려움을 억지로 털어내려 애를 썼다.


손발이 여전히 덜덜덜 떨리는 상태로

코치님. 제가 다시 타 볼게요.

용기를 내서 말했다.

나는 벌벌 떨며 주춤주춤 호크 등에 다시 올라갔다.

내가 다시 호크를 타자

나랑 같이 시험준비를 하시는 분이

나를 응원하며 외쳤다.


요오올. 쌤.

멋져요!

그래요. 두려움은 그냥  개나 줘요!


나는 그렇게 코스를 그렸고

정말이지 이를 꽉 물고 장애물을 뛰었다.

너무 무서워서 눈물이 나왔다.



손발이 달달 떨릴정도로 두려웠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다시 호크를 탄 것은 

당장 호크와 함께 치룰 시험때문이었다.


 날 그 두려움에 기가 눌려서

그 자리에서 호크를 바로 다시 타지 않으면

나는 몇일 ,

호크로 도저히 시험을 볼수없을  같았다.


말에서 내리고 나니

내 심장은 여전히 진정하지 못하고

쿵당쿵텅쿵당쿵턱 뛰었고

목덜미와 등에서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장애물 진입할 때

내가 엄청 긴장한 모양이었다.


그날 이후 호크 입에는

펠헴이라는 특수 재갈이 물려졌.

특수 재갈은  입을 강하게 제어한다.

그래서 고삐를 쥐는 주먹에 힘이 세게 들어가거나

강하게 고삐를 당기면

오히려 말이 더 퐈다닥  튕겨져 나간다.

그러니 내가 오히려 더 긴장하지 않을수 없었다.


하.

정말이지

아주 총체적 난국인 상태로

시험 마지막 주 내내 연습을 다.



이제 시험 이틀 전.

몇일 육지로 출장갔던 감독이 돌아왔다.

대장이 나타나니

말들도 긴장을 했다.

말들도 이 사람들 무리중에 누가 대빵인가.는

가르쳐주지 않아도 금새 안다.

신기하게도!

코치들도 나도 당연히 긴장이 되었다.


말 위에서 여차 딴생각을 1/100초했다간

코스가 이탈이 되버리거나

장애물 점핑 타이밍금새 엉망이 다.


감독이 없는동안 몇일 호크때문에

혼이 쏙 빠진 나는,

정신이 얼레벌레해서 연습에 집중하질 못했고

시험 직전이라 나처럼 역시나 예민해져 있는 감독에게

한소리를 들었다.


왜 이렇게 긴장하면서 말을 타세요?

승마는 맘이 여유롭지 않으면

절대!좋은 결과 얻지 못해요!

호크가 몇일간 미친놈 짓을 해ㅅ....

아뇨! 그건 핑계밖에 안돼요!!!

.네. 더 집중해볼게요.ㅜㅜ




감독이 돌아오니 야외 연습마장에는

말들과 내 머리 위로

짙은 안개처럼 무거운 긴장감이 내려앉았다.


그래도 나는 입은 살아서

운동끝나고 내 차에 탈때 감독에게 말했다.

감독님.

. 내일은 오늘보다 더 좋아질꺼에요!

걱정마세요.


그래.

이 말은 연습 결과가 좋지 않을때마다

내가 감독에게 자주 하는 말이긴 한데,

사실  그 말은

감독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내 자신에게 하는 최면이었.


난 잘하고 있다.

난 매일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

난 오늘도 내 두려움을 이겨냈다.하면서 말이다.


그러지 않으면

두려움이 앞서고

불안감이 올라오고

그나마  기를 쓰고 겨우 끌어올려논 자신감이

다시 바닥을 치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시험 마지막 주에 파란만장한 경험을 하면서

시험장에선 난 더 잘해낼꺼다.

좋아질꺼다.하며 최면을 걸었다.



실기 시험 연습은 이 지경인데

와중에도 혹시 모르니

구술 대비 시험 준비도 하고 앉았다.


구술 이론이 요약된 노트가

너덜 너덜 해질때까지

머리속에 이론들을 쑤셔넣고 중얼 중얼 외우며

구술 시험 준비를 했다.


근데,실기에 떨어지면

구술  시험도 빠이 빠이다.

구술 시험장 입구에 들어갈수도 없는것이다.

나는 실기 연습탓

온몸에 파스를 덕지덕지 붙인채

한달동안 새벽내내 구술 시험 준비중인디 말이다.


이제 하룻밤만 자면 시험이다.

영화 죠스 ost가 환청으로 들린다.


뚜우

뚜우

뚜둔뚜둔뚜둔뚜둔뚜둔

띠로리이 띠로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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