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도 안 된 아기가 여기저기 아는 척 하느라 바쁨
어머, 아기 일찍 어린이집에 보내도 되겠다
밖에 아이(몽골이)를 데리고 갈 때면 항상 듣는 말이다.
9개월차부터 문화센터 및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동육아방(놀이방)에 데려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우리 아기, 세상 핵인싸다.
문화센터에서도, 공동놀이방에서도 여기저기 아는 척 하러 돌아다니느라 바쁘다.
친엄마는 뒷전으로 한 채 다른 엄마 옆으로 가서 '나 좀 봐달라'고 툭툭 친다.
처음에는 '그냥 그런가보다'하고 넘겼는데 주변 엄마들이 "어머, 얜 이렇게 사교성이 좋네" "넌 어린이집 일찍 가도 되겠다"라는 말을 하는 걸 보고 우리 아기가 '핵인싸'임을 알게 됐다.
공동육아방에서도 어찌나 혼자 마당발인지 새로운 아기가 오면 그 쪽으로 쪼르륵 가서 알은체를 한다.
다른 아기들은 누가 오거나 말거나 크게 관심이 없는데 몽골이만은 유독 문쪽에서 누군가가 새로 올 때마다 관심을 가지고 그 아기(혹은 어른)에게 다가간다.
공동육아방에 딸과 자주 오시는 한 할머니가 계셨는데 초면인 그 할머니에게도 몽골이는 찰싹 붙어서 안겼다. 다. 할머니도 손자를 보셔야 하는데 몽골이가 계속 옆에서 알짱알짱 거리자 할머니께서는 결국 양손에 두 아기를 다 부둥켜 안으셨다. 그래서 우습지만 내가 그쪽 손자를 대신 보고 몽골이가 할머니에게 안겨있을 때도 있다.
할머니께서는 "내가 이쪽 할머니랑 닮았나보다. 만날 때마다 나한테 안기는 거 보니까"라고 하셨는데, 나는 속으로 '아니에요 어머니. 얜 그냥 원래 그런 애랍니다'하고 속으로 생각했다.
돌이 되기 이전부터 보인 핵인싸 기질, 과연 올 해 어린이집에 보내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 지 흥미진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