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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리스리 Sep 06. 2023

출산율 0.7 시대 "지금까지 대한민국이었습니다"

유튜브 슈카월드를 보기 시작한 건 아래의 영상 때문이었다.


https://youtu.be/sU8DRDEG86o?si=13e7gMpvkFNEb_B5


처음 업로드된 영상 제목은 "20대 엄마가 ~~"였는데 "왜 여자만 올려치기하냐?"와 같은 댓글을 의식해서인지 제목이 <20대 부모는 없는 나라>로 바뀌었다.


2023년 2월 27일에 업로드된 영상으로 '2022년 대한민국 출산율 0.78'을 기록했다는 정부 통계를 바탕으로 한 내용이다.


그리고 반년 뒤인 9월, 2023년 2분기 합계출산율은 0.7명을 기록했다.


https://youtu.be/6bZ2DJ0JivY?si=lIfA2ExXQ5qHr_vJ


썸네일에서 알 수 있듯이 이젠 그냥 수치가 절망이 아니라 '멸망' 그 자체다.


이대로라면 0.5명대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 사회적으로 너무 조용한 거 아닌가 싶다. 모두들 다 포기해서 그런 건가?


뉴스에서도 조용하고(물론 이 통계수치는 뉴스로 발표하지만), 내 주변도 조용하고 아무도 이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게 얘기하는 사람이 없다.


동네 (맘)카페? 조용하다.

네이버 대표 맘카페? 합계출산율에 대해 걱정하는 몇몇 글이 있긴 하지만 '인기글'에 오르지도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합계출산율에 대해서 게시글을 올리는 몇몇 분들이 대단해 보일 정도다. 그 글에 댓글을 다신 분들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0.7 출산율 게시글에 대한 댓글은 20개가 채 넘질 못한다.

(핫딜이나 다른 이슈글에 최소 50개~100여 개의 댓글이 달리는 것과 비교했을 때 처참한 수준이다)


댓글에서는 엄마들의 한숨이 묻어나온다.


"임신 생각중이었는데 마음을 접었다"

"우리 회사 30대, 40대 비혼들이 빨리 내 노후 책임질 애들 좀 많이 낳으라고 해서 인류애가 다 사라졌다"

"태어나는 아기들만 세금 엄청 내게 될 것 같다"

"둘째 생각 접었다"


이런 상황을 볼 때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이제는 아예 출산을 포기해버린 게 아닌가 싶다.


유튜브에서는 이미 대한민국 출산율을 풍자하는 클립들이 올라온 지 오래다.


SNL코리아에서는 대한민국에 학생이 단 한 명(권혁수)밖에 없어 교육부장관부터 조리실 여사님까지 모두 다 이 학생의 눈치를 본다. (왜냐면 권혁수가 학교를 그만두는 순간 이들의 직업이 모두 다 없어지기 때문에)


킥서비스 '2033년 임신'에서는 임신한 가정에 모두가 숟가락을 얹으러 오는 모습이 코믹하게 표현된다.  


https://youtu.be/9bWfw3YVm3Y?si=8pD-8NSa8k79hFVd



그런데 이런 출산율 풍자 영상을 마냥 웃으면서 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정부가 새로 도입하는 1.6개월 육아휴직도 도입 전까지는 엄청나게 파격적인 것처럼 홍보했지만 막상 까보니 '남편도 함께 쓸 경우'라고 단서를 달아 많은 부모들을 좌절케했다.


어차피 한 명 낳았으니 얘만이라도 잘 기르자고, 이 애가 살아갈 미래가 녹록치 않고 가시밭길이 훤히 보이니 둘째는 아예 생각도 하지 말고 지금 낳은 아이만 어떻게든 잘 키워보자고 모두가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나 역시 둘째 생각을 점점 접게되는 이유가 비슷하다. 아이가 세금으로 부양해야 할 수많은 노인인구, 그에 비해 결코 밝다고 할 수 없는 아이의 미래 이 두 가지가 맞물려서 아직 두 돌도 안 된 아이한테 "불쌍한 내 새끼"가 절로 터져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또 이런 이야기를 하면 '누칼협'처럼 '누가 애 낳으랬나? 지가 애 낳아놓고 저런다'는 비아냥을 어딘가에서는 들을 게 뻔하다. 지금 이게 우리사회의 현실이다.


유튜브에 달린 댓글 중 하나가 유독 기억에 남는다. 누군가가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일종의 밈과 같은 댓글이다)라고 남기자 다른 유저가 대댓글로 "대한민국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는 이미 기정사실이고, 이제는 누가 먼저 탈출하냐다"라고 남겼다.


아이를 안 낳는 걸 넘어서 이제는 누가 먼저 '탈'대한민국 하느냐를 고민하는 데까지 이른 사회.


나는 정말 이 나라에서 살아갈 내 아이의 미래가 긍정적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걱정하는 건 정신건강에 좋지 않다고 하지만, 이렇게 시간에 그냥 모든 걸 맡겨버려도 되는 걸까.


정말 탈대한민국 해야 하나. 다들 어떤 답을 모색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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