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식물의 아버지_
식물은 얼굴이 없다. 얼굴이 없어 대답이 없다.
하지만 식물의 아버지 루터 버뱅크는 말했다. 식물에게는 20가지 넘는 지각 능력이 있는데 인간의 그것과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그들에게 그런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뿐이라고
그는 가시 없는 선인장을 개발할 때 일체 유전자 재조합을 하지 않았고 단지 정성껏 물을 줄 때마다 "나는 절대 너를 해치지 않을 것이고, 다른 누구도 너를 해치지 못하도록 보호해 줄 것이다. 그러니 너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가시를 키울 필요가 없단다"라고 다정히 말을 건네는 것뿐이었다.
그러자 아무 특색도 없던 가시투성이의 평범한 선인장은 세월이 흐른 후, 어느 사이엔가 가시 없는 새로운 품종의 선인장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들은 얼굴이 없지만 비명을 질렀고 목소리가 없지만 대답을 해왔다.
우리는 눈이 있지만 보지 않았고 귀가 있지만 귀 기울이지 않는다.
우리는 얼굴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