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바쁘게 한 주를 보내고 또 주말을 지낸 뒤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는 패턴의 삶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고 챗바퀴 같은 삶에 쉽게 무료함을 느끼고 심하면 허탈감이나 우울증까지 오기도 한다죠?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발전하길 바라고, 자신의 삶 속에서 만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지려고 노력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지금껏 모신 형님들 중 가장 예민하고 까칠하다고 정평이 나 있는 빈센트 반 고흐 형님을 모셔봤습니다. 가뜩이나 본인이 살던 시절에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서 지금도 까칠하시지만 그래도 이제 어느 정도 마음을 놓았는지, 자신의 전시회에 몰래 다녀오기도 하는 등 현재의 글로벌한 인기를 좀 즐기시는 것 같더라고요. 회화는 물론이고, 뭔가, 근대 초상화의 선구자로서 인정을 받아서 일인자가 되었다는 것에 대한 안정감 같은 것 같더군요. 허허. 자, 그럼 고흐 형님을 만나보시지요.
광기 속의 천재, 고흐 형님
어이, 분재 사장, 왤케 서론이 길어? 한참을 기다렸잖나.
아, 안녕, 모두들? 난 고흐라고 해. '밤의 카페테라스', '별이 빛나는 밤' 등등 내 작품은 IP화 되어 전 세계 어딜 가나 볼 수 있지. 모르는 사람 없지? 분재 사장이 밤의 카페테라스가 자기 최애 미술 작품이라던데, 혹시 나중에 딴 작가 작품이 최애라고 하면 알려줘. 암튼 중국인가 어디에는 이제 내 그림을 따라 그려서 팔아먹고 사는 화가팀도 생겼던데, 쳇, 내가 한참 활동할 때는 다들 거들떠도 안 보더니만.
다들, 내가 광기와 천재성의 집합체이고 나의 모든 작품은 내 광기에서 나온다고 말하더군. 뭐, 틀린 말도 아니지만 사실, 그게 아니라고 하기에도 어려울 만큼 난 살아있는 내내 '내 정신'과 싸우느라 힘들었지. 내가 내 귀를 잘랐다고 알려진 그날 밤, 절친이었던 고갱과 또 한바탕 싸운 뒤에 난 내 분노를 잠재울 수 없었어, 그래서 내 귀가 그렇게 된 거야 그런데 웃긴 건 나도 나 스스로 귀를 자른 건지, 아니면 누가 자른 건지 모르겠다는 거야.. 정신이 나갔었거든. 참, 내가 이놈의 '내 정신' 때문에 정신병원도 좀 다녔었던 관계로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난 말이야. 그림을 그릴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어. 그게 뭔지 알아? 바로 '시각'이야.
굳이 설명하자면 남들은 감히 생각조차 못할 '색다른 시각' 말이지.
난 회화를 그려도 우리 선배들이 그린 것 같은 그림은 원치 않았어. 왜냐하면 너무 쉽고, 너무 재미없거든. 사람마다 사물이나 사람, 풍경을 볼 때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이 다를 수 있고, 그 다른 생각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을 주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데, 있는 그대로 똑같이 그릴 필요는 없잖아?
색다른 시도는 처음엔 비웃음을 사지
그래서 난 먼저, 빛에 집중했어. 누구나 빛을 표현할 때 있는 그대로 표현하려고 하는데 난 좀 다른 걸 원했거든. 그래서 아크릴 물감으로 찍어 누르듯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지. 그러자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더군. 하하, 그래 드디어 내가 고갱이나 다른 우리 선배 미술가들과는 다른 길을 걷게 된 거야. 그런데 내가 이걸 얻기 위해서 어떤 고통과 고난의 시간을 보낸 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른 채, 그저 내 작품을 마구 비판하며 까기만 했어. 그 시절에는 말이지. 물론, 나중에 마티스가 내 영향을 받아서 선만으로 이루어진 개성 있는 회화도 그렸으니 만족해.
그리고 그걸 가능하게 한건. '남들과는 다른 시각'을 추구한 내 광기의 역사야. 미술사에 길이 남을, 현대에 그렇게나 유행하고 있는 내 작품은 '내 평생을 미치광이 천재'라는 소리를 들어서 나온 결과물이지. 하지만, 색다른 시각을 가지기 위해 모든 사람이 미치광이가 될 필요는 없어. 단, 달라 보이고 싶다면 노력은 필요하겠지?
현대는 개성을 중시하고 개개인의 취향을 중시하는 사회라며? 참, 부럽군. 요즘 같은 때에 내가 있었다면 앤디 워홀의 인기 따위는 그저 씹어먹었을 텐데. 자, 그럼 이제부터 이런 삶의 태도를 가져봐. 누군가를 따라 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법을 만드는 거지. 이미 만들어진 룰이나 결과물에서는 전혀 새로운 것을 뽑아낼 수 없어. 생각해봐. 회의를 할 때에도 항상 누군가가 먼저 던진 제안이나 아이디어에 매몰되서 전혀 새로운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잖아? 안 그래? 즉, 누군가의 룰을 따라간다는 건 스스로 시야를 제한하는 거고 그럼 더 이상의 새로운 발전이나 아이디어는 없다는 뜻이지!
하지만 아마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누군가의 의견을 따라가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게 편할 거야. 뭐,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진정으로 꼭 이루고 싶은 무언가가 있다면 그렇게 살아선 안돼. 그런데 그런 결심을 하기 전에 이걸 꼭 알아둬. 다른 삶을 산다는 건 많은 사람들이 선택한, 또는 선택한지도 모른 채 살아가는 '평범함'에 대한 거부이자, 일종의 싸움이 될 수 도 있다는 것을 말이야.
하지만 여러분이 시도하는 그 '다름'이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신의 삶의 철학과 신념을 드러냄과 동시에 어떤 가치와 의미를 지녔는지에 대해 잘 준비할 필요는 있어. 왠지 아나? 사람들은, 보통의 사람들은 대개 '가치'와 '의미'에 환장하거든. 하하, 그저 웃자고 하는 얘기가 아냐. 그래서 내가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 위해 더 이상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나 룰을 따르지 않겠다는 의미에서 내 귀를...!!
아니다, 여기까지. 암튼 명심해. 새로운 세상을 사는 사람은 '새로운 시도를 할 용기를 가진 사람'이야. 나처럼 광기에 휩싸이거나 귀를 자를 필요까진 없어. 그저 작은 용기만 있으면 되는 거지. 그런데 그 작은 용기도 보통의 사람들이 보기엔 '미친 행위'처럼 보일 수 도 있으니, 그걸 잘 가슴에 새기도록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