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쟤도, 걔도, 사실 모두 너란다

융 형님의 메시지를 들어보겠습니다

by Rooney Kim

회사든 학교든 단체 생활을 하다 보면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그러다 보면 집에서, 학교에서, 회사에서 다른 자신의 성격을 마주하게 되고, 더 나아가서는 친구마다, 동료마다, 상사 또는 부하직원에게 달리 대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것도 아주 자연스럽게 말이죠. 한 번도 배운 적이 없는데..


그래서 그런 일이 쌓이다 보면 때론, 내가 이중인격자 또는 다중 인격은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들죠. 그래서 오늘은 이런 심리분야에서 저희에게 조언과 해결방안을 알려줄 형님을 모셨습니다. 분석심리학의 창시자이자 대가인 형님, 칼 구스타프 융 형님이십니다. 그럼 같이 좋은 말씀, 한 번 들어보시죠.




네, 스위스에서 온 융입니다.

풀네임은 칼 구스타프 융이라고 하죠. 한때, 프로이트 형님의 번뜩이는 분석력에 반해 같이 다니면서 정신분석 쪽으로 공부하다 나만의 길을 개척하기 위해 분석심리학을 창시한 사람이, 네, 바로 접니다. 프로이트 형님은 정말 다 좋은데 너무 모든 행위를 '성적'으로 해석하려고 해서 나중엔 좀 거부감이 들더군요. 아니, 그렇다고 프로이트 형님이 싫다거나 변태라는 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관계 속에서 다양한 사람과 만나며 다양한 자신과 마주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느끼게 됩니다. 거시적으로는 '집에서의 나, 학교에서의 나, 회사에서의 나'가 다르고 미시적으로는 '엄마, 아빠, 형제와의 나, 직원들과 매니저와의 나, 그리고 각 친구들과의 나'가 다르다는 것을요. 그리고 장소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자신의 내면'에 보여주는 확연한 차이에 대한 자각과 이로 인한 '인지부조화'가 자신을 괴롭히기 시작할 겁니다.


난 도대체 무슨 색인 거지?


저는 성격을 크게 내향형과 외향형으로 나눴습니다. 이건 타고나는 거거든요. 물론, 복합형도 있습니다. 사실, 인간은 누구나 복합형이죠. 그냥 크게 분류해서 지배적인 성향을 보자면 그렇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외향형의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이런 역할 갈등 및 관계 속에서의 부조화에 더 고통받습니다. 그들의 관계 욕구에 대한 '리비도'가 내향형 인간에 비해 더 많거든요. 참고로 여기서 리비도는 프로이트 형님이 만든 용어인데 형님은 이를 '성적 에너지'로 본 반면, 저는 그냥 '에너지' 즉, 어떤 상황, 사람과 대면할 때 이에 대해 발생하는 감정 등의 형태로 봅니다.


그렇다 보니 한 사람의 내면에서 다양한 리비도 간의 갈등이 일어날 때
'나는 누구인가?', 또는 '난 도대체 어떤 사람이야?', '난 성격 파탄자인가?'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즉, 자신의 내면에서 문제를 찾기 시작하는 거죠.


하하하. 하지만 걱정 마세요. (윙크)

그런 고민에 빠진 것 자체가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는 증거입니다. 그런 고민이 많은 사람일수록 대인 관계가 넓고, 피아식별에 능하며, 상황판단력이 뛰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만나는 사람이 누구든 상대방의 태도, 성격, 사회적 지위, 기분, 성향을 고려해서 응대한다는 뜻이기 때문이죠. 이런 게 보통 여러분들이 사람들 사이에서 말하는 '눈치 있게 행동한다, 센스가 있다'로 받아들여집니다.


만약, 자신의 그런 모습을 계속해서 발견하게 된다면 오히려, 그런 다양한 상황, 사람에 더 예민해지고, 더 노련해지세요. 역할에 따른 자신의 변화를 인정하고 이를 이용하는 겁니다. 본인의 리비도를 숨기지 마세요. 잘 보여야 하는 사람에겐 '티 나지 않게 그 사람의 마음에 들도록 챙겨주고', 혼내줘야 하는 사람에겐 '일부러 한 방 먹이는 게 티는 나지만 공개적으로 대응할 수 없는 상황으로 (한 번쯤) 몰아보세요'. 그리고 누군가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중립을 지키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잠깐 곁을 내어주세요'. 누군가가 당신에게 자주 말을 걸거나, 넋두리를 하거나, 시간을 보내자고 하는 건 당신의 '외향적인 리비도'가 매력적이거나, 힘이 되거나, 기대고 싶거나, 친해지고 싶은 색을 지녀서 이기 때문일 겁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안에 수많은 '자신'을 가지고 있답니다. 지극히 정상이에요. 한 가지 걱정스러운 건, 그런 역할극에 심취해 또, 자신만의 시간이나 가족에 소홀해지지는 마시길 바랍니다. 친구? 선후배? 직장 동료? 하하하, 결국 피가 물보다 진하고, 술보다 더 취합니다. 상황에 따른 역할극에도 한계는 있습니다. 물론, 그 지점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요.


가끔은 또 그런 역할을 자처하는 사람을 교묘하게 이용해서 원하는 것을 취하려는 이들도 많으니 그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사회는 정글이에요. 동물원이 아니란 걸 잊지 마세요.


그래서 모든 것의 중심은 결국 자신이에요. 슬기로운 사회생활을 위한 역할극도 좋지만 자신의 경제적, 정서적, 도덕적 이해득실도 잊지 마세요.


참, 프로이트 형님의 책 중에 '꿈의 해석'이란 책이 있는데, 종종 이를 꿈해몽 책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아니에요. 정신분석학 서적입니다. 겁나 어려워요. 그래서 저도 아직 다 읽.. 그럼 이만.




[이미지 출처]

https://namu.moe/w/카를%20융

https://unsplash.com/s/photos/you

keyword
이전 07화#6 남과 다르고 싶다면 미친 사람처럼 살아봐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