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좋은 날도 나쁜 날도 그저 바람같이 지나갈 것이니

민족의 영웅, 성웅 이순신 형님을 모셨습니다

by Rooney Kim

지금 세계는 우리 세대가 겪어보지 못한, 아니 역사적으로도 인류가 겪어보지 못한 전 세계 유행병의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서 우리의 일상을 끊임없이 흔들고 있지요. 그래서 오늘은 여러분들이 어떤 일을 겪더라도 멘탈이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좋은 말씀을 해주실 형님을 모셨습니다. 이 분은 우리 민족의 성웅으로 칭송받는 분이시라 쉽사리 형님이라고 부르기가 그랬지만, 뭐 그렇게 부르라고 하시더군요. 역시, 마음이 넓으신 분 답지요? 오늘의 게스트, 이순신 형님이십니다.




안녕하시오? 반갑소 모두. 듣자 하니 요 근래 전 세계가 어려워 민중들의 근심이 하늘에 이르렀다 들었소. 예부터 나라의 환난과 자연재해는 모두 임금의 은덕과 복이 부족해 백성들의 삶이 곤란해진다고 했는데, 이 전 세계 유행병은 임금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인류의 잘못으로 보이니 누구를 탓할 순 없겠소. 난 생애 두 번이나 백의종군하던 그때에도 임금인 선조에 대해 전혀 상소를 하거나 불만을 표한 적이 없으니, 여러분도 누구를 탓하기보단 스스로 이 환난을 이겨낼 마음가짐을 가지시길 바라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임전무퇴와 백전백승 그리고 여러 대첩을 통한 왜군의 대격침으로만 기억하고 있는데, 그것들은 모두 사실이고 나 역시 나라와 백성을 위한 일이었으니 한치의 후회도 없소이다. 다만, 나 역시 무수한 삶의 굴곡들을 거쳐왔고, 그런 굴곡의 순간마다 누구를 탓하기보단 그저 나의 현실에만 집중했다는 것을 기억하기바라오.



그거 아시오? 어린 시절부터 문무에 능했던 나는 일찍이 과거에 응시했으나, 마가 끼었는지 번번이 낙방했다오. 한 번은 말이 거꾸러지는 바람에 말에서 떨어지며 다리를 다쳐 낙방하기도 했지. 그래서 28세에 겨우 무과에 합격했다오. 요즘으로 치면 38세에 사회생활을 시작한 거지. 그리고 매번 일이 좀 풀리려고 하면 나를 모함하는 자들 때문에 길이 막히며 백의종군하는 일도 두 번이나 있었소.


한 번은 임관 초기에 적의 위협이 명백하여 군사지원을 요청하였으나 이를 들어주지 않아 적의 침입을 제대로 막지 못한 잘못을 조정에서 나에게 누명을 씌워 처형당할 뻔했다오. 하지만 판결에 불복하면서 나의 정당성을 주장해 겨우 살아남았으나 백의종군 신세가 되었고, 또 다른 한 번은, 모두가 아는 한산대첩의 큰 승리가 후 여러 크고 작은 전투에 승리하며 승승장구하면서 경상, 전라, 충청의 수군을 모두 총괄하는 삼도수군통제사가 되어 나라를 지켰으나 경상 우수사였던 원균이 나를 모함하는 제를 올렸고, 이에 유성룡, 이원익 같은 인물들이 나를 지키는 치계를 올렸지만 결국 나는 선조의 신임을 잃고 다시 백의종군의 길을 걷게 되는 수모를 겪었다오. 하지만 원균이 이끄는 군대는 왜군에게 크게 패했고, 선조는 변명을 늘어놓았고, 나는 다시 수군통제사가 되었다오.



나는 크게 승리할 때도, 억울한 누명으로 바닥에 내동댕이 쳐졌을 때도 흔들리지 않았다오. 물론, 내 마음속은 수많은 번뇌와 괴로움이 잠시 잠깐 자리하긴 했지만 그래도 난 동요하지 않았지. 좋은 일도 곧 지나가고, 나쁜 일도 곧 사라질 것이기에 그런 '감정'에 휩싸여 그릇된 판단을 하지 않았단 말이오. 그래서 나는 어려울수록 여러분의 제자리를 지켰으면 한다오. 현대 사회는 4 백여 년 전 내가 살던 때와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좋은 것과 나쁜 것의 판단 기준은 같을 것이오. 그럼 그런 일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하느냐? 그저 현실을 받아들이고 욕심을 버리면 된다오.


난 한 번도 전투에서 패한 적이 없고 큰 대첩에서 역사적인 승리를 이뤘음에도 결코 더 큰 자리를 욕심내거나 탐하지 않았다오. 마찬가지로, 삼도수군통제사, 즉, 현대로 치면 군단장급(3성 장군) 이상의 자리에 있다가도 같은 장군의 모함으로 백의종군하게 되었지만 결국 나의 감정을 통제하고 이를 받아들였다오. 이는 모두 욕심이나 억울함마저 내려놓고 그저 '현재 주어진 제자리'를 지키면 모든 일이 순리대로 알아서 돌아가는 이치를 깨달았기 때문이라오. 아까 말했듯이 조금의 시간이 지난 후 나는 다시 수군통제사가 되었고 결국 남은 전투도 모두 이기고 왜군들을 몰아냈지 않소이까?



그러니 모두 일희일비 마시고 제 자리를 지키길 바라오. 본인의 뜻과 의지가 충분히 순수하고 명확하다면 모든 일은 뜻하는 대로 다 이루어질 것이오. 지금 너무 잘돼서 분수에 넘치는 길을 선택하거나, 지금 너무 답답하고 억울하고 힘들어서 그릇된 길을 선택하면 다시 돌아오는 길은 너무나도 멀다오. 그저 본인의 뜻하는 바와 갈 길이 확실히 정해졌다면 중간에 어떤 행운이나 불행을 만나도 흔들리지 말고 꼿꼿하게 가길 바라오. 그럼 당장 눈 앞에서 당신을 흔드는 작금의 현실도 그저 지나가는 바람처럼 여겨질 것이오. 모두, 여러분 모두 잘 이겨낼 것이라 보오.




[이미지 출처]

https://blog.naver.com/mdoconst/30126371593

http://dh.aks.ac.kr/Encyves/wiki/index.php/김형구-한산대첩

https://unsplash.com/s/photos/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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