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없이 속삭이던 넌
평소 같은 대범함 없이
구름 같은 한마디만 남겼고
겁 없이 당당했던 난
아쉬움 섞인 서운함으로
널 외면했고 부정했지
뭐라고 불러야 할지 도통
감조차 오지 않는 이런 감정은
사랑이라 부르기엔 진중하지 않고
우정이라 부르기엔 아지랑이 같은
아련함만 남겼어
웃으며 널 보낼 수 없었던 건
웃으며 널 대하지 못했던 지난
시간들에 대한 진한 반성 때문이었을까
그때는 왜 그리 모질었는지
차라리 연기처럼 사라진 기억이라면
그저 널 안개처럼 헤매며 추억할 텐데
찬란한 시절은 언제나 지나간 후에야 빛나고
그 끝엔 항상 솜사탕처럼 녹아 사라지는 시절의
기억들이 가슴 언저리에 달콤하게 스미어
기억은 시간이 흐르며 다른 감정을 낳고
네가 던진 한 조각 돌멩이가 남긴 파문은
호수 가장자리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구석
애매하게 아쉬운 애잔한 떨림으로 남았어
*아주 오래전, 지인의 ‘유년기의 추억 글’에
영감을 받아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