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체로 그만인 사소한 훌륭함
"이번 정차역은 건대입구, 건대입구 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오른쪽입니다. 음..”
"내일은 금요일입니다. 이번 주말은 날씨가 괜찮은 편이라고 하네요. 코로나 때문에, 회사의 업무, 학교에서의 학업 때문에 다들 힘드시죠? 네, 쉬운 게 없습니다. 다들 힘드시겠지만 오늘 저녁은 아주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즐거운 퇴근길 되시고 저는 여러분들을 집까지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네, 내리실 문은 오른쪽입니다. 편안한 밤 보내세요."
기관사님도 출퇴근 멘트를 준비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자신이 준비하는 메시지가 하루 일과에 지친 어떤 이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래줄 수 있다면 그걸로 된 것인, 그 자체로 만족스러운 생각 말이다.
'기관사님의 인사에 답할 수 있다면 감사하다는 마음을 큰 소리로 내어 알려드릴 텐데.’
인사에 대꾸도 않는 상사에게 인사하는 직원들,
인사에 대꾸도 않는 손님에게 항상 인사하는 아르바이트생들.
욕설에도 불구하고 상냥하고 정확하게 전화 응대하는 감정노동자,
무엇보다도, 버릇없고 감사할 줄도 모르면서 백날 바라는 것만 많은
‘우리'를 묵묵히 길러내신 부모님..
그저 당연하다고 여긴 것들에 진정으로 감사함을 느끼는 순간부터 ‘삶을 제대로 살 수 있는 눈과 귀가 열리는 것’ 일 지도 모르겠다는 그런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