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Rooney Kim Oct 28. 2021

아이유 연대기 11: 사랑이 필요할 때

생애 가장 중요한 감정이니까



인간은 태어난 순간 쪼그라든 폐를 뚫고 들어오는 저릿한 공기의 들숨에 주름진 폐가 펴지며 느낀 최초의 통증에 놀라며 울음이라는 감정의 표출로 생을 시작한다. 기쁨, 슬픔, 놀라움, 수줍음, 어색함 등 수많은 감정 중에서 하필이면 아픔과 울음으로 삶이 시작되는 셈이다.


생일날 받은 선물의 기쁨,
친구들과 뛰어놀며 나눈 우정,
보살핌과 관심이 필요할 때 항상 곁에 있어주는 가족의 감사함과 그 안에서 느끼는 안도감까지


삶은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우리를 수많은 감정의 격랑으로 몰아넣는다. 그리고 그 감정은 언제나 그렇듯 한쪽으로 치우쳐있지 않다. 해가 갈수록 우리는 원하는 선물을 받기 힘들어 실망하기도 하고, 친구들과는 사소한 것으로 다퉈 마음이 상하기도 하며, 성장하는 마음을 몰라주는 부모님과 눈치 없는 형제들 때문에 짜증이 나기도, 상처를 받기도 하기 때문이다.


처음 느껴본 생경한 감정



이토록 다양한 감정으로 얽힌 삶의 실타래 속에서 살아온 우리에게 어느 날 갑자기 마구 퍼 주어도 아깝지 않은 미묘한 감정을 느끼는 순간이 온다. 이 감정은 그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만으로, 같은 공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기분 좋은 시간이, 우연히 마주친 눈빛만으로 밤잠을 이루기 힘들 정도로 순수하고, 생애 처음으로, 가족보다 더 큰, 자신의 희생을 감수하고서라고 꼭 이루고 싶은, 혹은,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반드시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은 바로, 사랑이라는 감정이다.


그런 순간엔 세상 모든 것이 아름답고 감사하며, 일상 속에서 자신을 괴롭히던 것들마저 잠시 잊을 정도다. 먹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는데 그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 만으로 이토록 끝없는 에너지를 줄 수 있다는 것은 오직 사랑이 가진 힘이다.


사랑은 단계가 필요해



보통, 짝사랑으로 시작하는 분홍빛 감정은, 그 감정이 상대방에게 닿아 분홍이 물들 때 서로의 사랑이 시작된다. 하지만, 어린 시절의 서툴고 어리숙한 사랑의 분홍은 대부분 자신의 안에서 스스로를 진하게 물들일 뿐이다.


짝사랑의 시간은 생애 처음 느끼는 인고의 시간이다. 또한, ’ 내가 좋아한다는데 상대방이 반응하지 않는 것’을 거의 처음으로 느끼는 시기이기도 하다. 학창 시절 친구들은 대부분 나와 친구가 되는 것을 거절하지 않았고, 부모님은 거의 무제한의 사랑을 주었다. 그런데 처음으로 느낀 사랑이라는 감정에 무중력 속 둥둥 떠다니며 들뜬 마음으로 다가갔지만 ‘상대방’은 쉽사리 이 무중력 놀이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런데 사실, 당장 두 사람의 마음이 짙은 분홍으로 물드는 사랑이 시작되지 않았다고 해서 이 감정이 미완의 것이라고 말하긴 힘들다. 결국, 아끼고 싶고, 주고 싶고, 지켜주고 싶다는 본질은 동일하기 때문에.



중요한 건 사랑의 감정을 느껴본다는 것,
그 감정의 격랑 속으로 직접 몸을 던져봐야 한다는 것,
중력으로 갇힌 세상 속의 유일한 무중력 탈출구로 세상을 빠져나가 보는 것,
그리하여, 그 감정으로 또 다른 단계로 진입하고 삶의 에너지를 얻는 것!


strawberry moon  스쿱



좋아하는 사람을 혼자 조용히 좋아하는 것은 아무래도 좋다. 하지만 그 마음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다 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큼 그 사람도 자신을 좋아해 주길 바라는 이기적인 감정에 사로잡히게 된다. 하지만, 서로의 마음에 각각 충분한 분홍빛이 물드는 사랑은 마치 게임 속의 빌드업처럼 어쩌면 무수히 많은 단계를 차례차례 거쳐야만 얻을 수 있는 꾸준한 레벨업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결코 잊어선 안된다.


그래서 타이밍이 중요하다. 지나가는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여학생이 마음에 들어서 다짜고짜 고백을 한다면 과연 성공할까. 지하철에서 매일 마주치는 호감 가는 사람에게 어느 날 불쑥 연락처를 물어보는게 과연 성숙한 레벨업을 쌓은 사랑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을까.



밤새 두근대며 설레는 마음을 상대방과 같은 시간 동안, 같은 공간에서 느끼며 사랑을 즐기고 싶다면 꼭 명심하길 바란다. 1년에 한 번 뜨고, 일생에 몇 번 없을 ’strawberry moon’은 사랑의 빌드업을 성실히 쌓아온 당신과 그 사람 사이에서 천천히 떠오른다는 것을.


한 스쿱 푹 떠서 상대방에게 주고 싶은 ’strawberry moon’ 한 입은 그렇게 두 마음이 동시에 서로에 대한 마음으로 짙은 분홍빛 물이 들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 그런 꾸준한 단계를 밟아 결실의 순간에 다다른 후 strawberry moon 한 스쿱 달콤한 한 입 딸기향이 입 안 가득 퍼질 때쯤이면, 붕 뜬 무중력 속에서도 서로 꼭 쥔 두 손 붙잡고 떨어지지 않은 채 멀리멀리 세로질러 비행할 수 있다.


이토록 놀라운 기적은, 생애 처음 맛본 달콤한 설렘은, 나와 같은 그의 마음을 확인한 그 짜릿한 그 날, 마침내 이렇게 노래할 수 있을 것 같다.


날아오르는 기분 so cool
삶이 어떻게 더 완벽해 ooh



아이유 'strawberry moon'




[이미지 출처]

https://tv.naver.com/v/23026863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유 연대기10: Minor State of Mind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