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ntskalender

독일 크리스마스의 시작은 어드벤츠 칼렌더와 함께!

by 뿌리와 날개

코로나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움츠러든 2020년, 연말 공연도, 크리스마스 마켓도 모두 취소되었지만 12월 1일,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와 우리에게 행복을 안겨주고 있는 그것은 바로, “어드벤츠 칼렌더”이다. 오늘은 12월의 시작과 함께 매년 독일 어린이들의 가슴을 두근두근하게 만드는 이 어드벤츠 칼렌더에 대해서 알아볼까 한다.

어드벤츠 칼렌더는 독일어로 Adventskalender라고 쓰며 Advent는 그리스도의 강림 내지는 크리스마스 전의 4주간을 뜻하며 Kalender는 달력을 가리킨다. Adventskran, schönen 1.Advent 등 크리스마스 시즌에 쓰이는 많은 단어에 이 어드벤츠라는 말이 붙기 때문에, Advent가 붙는 모든 단어는 뜻을 모르더라도 크리스마스와 관련이 있다고 거꾸로 유추할 수 있다.


사진에서 보이듯 12월 1일부터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까지 매일 하나씩 열어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24개들이 선물상자 내지는 선물 보따리인 어드벤츠 칼렌더. 독일의 아이들은 12월이 되면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매일 하나씩 이 선물꾸러미를 열어보며 크리스마스를 기다린다.



시중에서 완제품으로 파는 어드벤츠 칼렌더에는 보통 초콜릿이 들어있다. 그러나 부모 입장에서 완제품은 가격도 비싸고, 매년 새로 사야 하며 또한 매일 초콜릿을 먹는 것이 아이들에게도 별로 좋을 것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직접 만드는 것을 선호한다. 5-10유로 정도면 내용물 없는 다양한 디자인의 어드벤츠 칼렌더를 살 수 있으며, 그 안에 쿠키나 초콜릿, 건포도 같은 말린 과일, 자잘한 장난감이나 피규어 등 취향에 맞게 채운다.

아마존에 “Adventskalender zum befüllen“이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이미지들


12월 1일부터 크리스마스까지 날짜를 세어나간다는 개념은 19세기 무렵부터 출현하기 시작한 어드벤츠 칼렌더에서 이미 관찰할 수 있다. 대개 개신교 가정에서 이러한 풍습을 주도했는데, 초반에는 분필로 벽에 24개의 선을 그어놓고 아이들이 매일 하나씩 선을 지우도록 했다고 한다. 그밖에는 크리스마스까지 까지 매일 다른 종교적인 그림을 벽에 걸기도 했으며, 예수의 탄생 이야기를 본 따 만든 말구유 통에 매일 하나씩 지푸라기를 놓으며 아기 예수의 안락한 탄생을 소망하기도 했다고 한다.


초창기 어드벤츠 칼렌더의 모습.


맨 처음 크리스마스 달력이 인쇄된 것은 20세기 초반이라고 한다. 최초 발명가가 누구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1902년에서 1908년 사이에 독일에서 최초의 어드벤츠 칼렌더가 출현했다는 것이다. 그 당시에는 어드벤츠 칼렌더라는 이름 대신 “크리스마스 달력”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이 달력은 양면으로 이루어졌는데, 한쪽은 종교적인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고 다른 한쪽은 시가 적혀 있었다. 아이들은 이 그림을 오려서 반대편에 있는 시 중에 그림과 일치하는 것을 찾아 옆에 붙였다고 한다. 지금처럼 다양한 놀거리가 없던 시절, 독일의 어린아이들은 춥고 긴 겨울밤에 그렇게 자신 만의 어드벤츠 칼렌더를 만들며 크리스마스를 기다렸나 보다.


지금처럼 창문이 달린 전형적인 모습의 어드벤츠 칼렌더는 대략 1920년 경 즈음에야 등장했다. 지금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 그 당시 독일 아이들은 이 창문 뒤에서 성경구절이나 그림들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어드벤츠 칼렌더는 점차 독일 이외의 지역으로 퍼져나가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까지 우리를 달콤하게 인도하는 지금의 초콜릿 가득한 어드벤츠 칼렌더는 적어도 1950년대 후반에 들어서야 생산되었다고 한다. 이제는 너무나 당연해진, 어드벤츠 칼렌더가 걸려있는 12월의 아이 방은 적어도 1950년 대 이후가 되어야 상상할 수 있었던 것이다.


왼쪽은 빈이의 이모할머니가 만들어 보내주신 어드벤츠 칼렌더. 오른쪽은 작년 크리스마스 시즌이 지난 시기에 운 좋게 세일로 5유로에 구입한 정가 29,99유로짜리 미니 과학 어드벤츠 칼렌더. 초등학생을 위한 간단한 과학 도구, 실험 도구, 퍼즐, 목공예 같은 학습에 유익한 어드벤츠 칼렌더도 많다.


매년 내가 베아테 이모님에게 받는 이케아 어드벤츠 칼렌더. 초콜렛과 두 장의 이케아 Gutschein (쿠폰)이 들어있다. 굿샤인은 5-1000유로까지 랜덤으로 당첨될 수 있다.


아래는 빈이가 학교에서 만들어 선물해준 어드벤츠 칼렌더인데 본인과 친구들이 돌아가며 직접 그림을 그려서 채운 종이 위에 저렇게 창문을 낸 종이를 덧 대어 날짜를 쓰고 다시 색칠을 해서 완성했다고 한다.


이 밖에도 어떤 어드벤츠 칼렌더들이 있는지 구경해볼까?


레고 어드벤츠 칼렌더와 픽시에서 나온 미니북 어드벤츠 칼렌더.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이야기나 짤막한 성경 이야기가 담긴 미니 책들이 들어있다.


왼쪽은 랑콤에서 나온 화장품 어드벤츠 칼렌더, 그리고 오른쪽은 dm에서 파는 제품들로 이루어진 어드벤츠 칼렌더.



혹시나 해서 찾아보니 역시나! 성인용품으로 채워진 에로틱 어드벤츠 칼렌더도 있었다. 매일매일 성인용품을 하나씩 선물 받는다니... 하하하! 그리고 독일 하면 빠질 수 없는 맥주! 세계 각국의 맥주를 맛볼 수 있는 맥주 어드벤츠 칼렌더도 있다. 한국의 하이트도 보인다.


2020년에는 12월 한 달 내내 거리를 밝히던 크리스마스 마켓도, 캐럴도 없고, 멀리사는 가족, 친척 간의 방문은 물론 친구, 이웃 간의 교류도 최대한 자제해야 하다 보니 크리스마스 치고는 영 기분이 나질 않는다. 그래도 어드벤츠 칼렌더만은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를 찾아와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기쁨을 주니 작은 위로가 된다. 24일까지 모두들 즐거운 연말연시 보내시기를... Schöne Weihnachtszeit!



이미지 출처 : Google Image

내용 출처 : “Die Geschichte des Adventskalenders”

https://www.hanisauland.de/wissen/kalender/01dezember?month=12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