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독일산 콩알탄

by 뿌리와 날개

“엄마, 이게 뭔지 알아?”


산책하던 중에 아이가 어떤 나무에서 뭔가를 따더니 손바닥을 펴보였다.





콩같이 생긴 하얀 열매들이 손안에 가득했다.


모르겠다고 했더니 아이는 그중에 한 알을 바닥에 하나를 던지고는 발로 꾹 밟았다.


딱- 소리가 제법 크게 나며 열매가 터졌다.






“우와, 이게 뭐야?”


“크날에압센!”



knall은 폭음, 총소리, 뭔가 터지는 소리를 뜻하고 Erbse는 완두콩이니 한국으로 치면 콩알탄 정도 되겠다.


어디서 배웠냐니까 학교에서 친구들이 가르쳐줬다고 했다.


내가 어릴 땐 학교 앞 문구점에서 파는 콩알탄을 바닥에 던지며 놀았는데 독일에서는 이 나무 열매를 따다가 밟고 노는가 보다.



“여러 개를 터뜨리면 더 재밌다! 보여줄까?”



하며 아이가 바닥에 열매들을 쏟은 뒤 발로 꾹 밟았다.


한꺼번에 여러 개가 딱딱- 딱- 하고 터지자 아이는 재미있다는 듯 한껏 상기된 표정으로 웃으며 내게 말했다.





“엄마도 한번 해볼래?”


아이가 내 발 앞에 열매를 떨궈주며 밟아보라는 시늉을 했다. 꾹 밟으니 톡 터지는 게 정말 재미있었다.


갑자기 콩알탄을 던지며 놀던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 빙그레 웃음이 났다.


“재밌지?”


“응. 재밌다!”


우리는 그렇게 자연산 콩알탄을 밟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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